여야 정치인 조문행렬…호남 민심 껴안기
“슬픕니다. 정말 그리워 할 것입니다.”
14일 영면한 홍남순 변호사 영전 앞에 바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조사는 분향소를 찾은 광주시민과 정치인들 마음을 압축했다.
옛 전남도청 앞 분향소에는 16일에도 그를 추모하고 호남 민심을 껴안으려는 여야 정치인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조문 정치인들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회창 전 총리,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 야권인사들도 빠지지 않았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고건 전 총리, 이수성 전 총리, 한화갑 민주당 대표 등 여야 정치인 60여명이 빈소를 찾았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딸 박근혜 전 대표도 “고인은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오신 호남의 양심”이라며 “원칙과 양심을 가지고 노력하신 덕분에 나라가 이만큼 성장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이회창 전 총리는 “생전에 많은 격려와 지도를 해주신 법조계 선배”라며 “깨끗한 뜻을 지녀 평소 매우 존경하는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애도 행렬은 고인의 생애를 기리고 영전에 예의를 표하는 순수하고 인간적인 태도에서 출발하지만 일부 정치적인 함의도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대선정국과 정계개편을 앞두고 홍 변호사의 발자취와 맞닿아 있는 광주의 정신, 나아가 호남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조문정치’로 보는 시각이다.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빠짐없이 분향소를 직접 찾은 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
영결식은 17일 오전 9시 옛 전남도청에서 ‘광주 민주시민장’으로 치러지고, 동구 궁동 생가 앞 노제 뒤 5·18묘지 5묘역에 안치된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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