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최선순(87)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최선순(87·사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은 최 할머니가 지난 24일 오후 5시35분 노환으로 전북 고창 요양병원에서 운명했다고 26일 밝혔다.
1926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최 할머니는 16살 때 장성장터로 아버지 약을 구하러 나섰다가 위안부로 끌려가 일본의 위안소에서 모진 고통을 겪었다. 집안에 죄를 짓는 것 같아 ‘김봉이’라는 가짜 이름도 지었다. 19살에 귀국했으나 위안소에서 아편에 중독돼 병을 앓았다. 징용 피해자인 남편을 만나 서로 의지했으나 44살에 사별하고 자식 셋을 홀로 키웠다.
199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한 김봉이 이름으로 피해를 증언하기도 했다. 이후 퇴행성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데도 매주 수요일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참석해왔다. 최 할머니는 최근 치매를 앓아 요양원에서 치료받아 왔다. 지난 11일 이용녀(87) 할머니에 이어 최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생존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56명으로 줄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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