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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부정 가르치는 학교 대신, 진짜 학교 지을것”

등록 2014-05-28 18:53수정 2014-05-28 20:48

오인돈 신부
오인돈 신부
가톨릭 예수회 오인돈 신부
캄보디아 ‘하비에르 학교’ 추진
새달 3일 비용 마련 음악회
“킬링필드 이래로 캄보디아의 지식인들은 거의 살해됐다.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 학교부터 썩었다. 교육이 살아나지 않고선 그 나라를 살리기 어렵다.”

캄보디아에 파견된 가톨릭 예수회 미션 한국관구장 오인돈(49·사진) 신부는 28일 ‘지금 캄보디아에는 무엇보다 학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 예수회는 타이(태국) 접경지역인 캄보디아 북서부 농촌지역 반티에이미은체이 지방에 ‘하비에르 예수회학교’ 건립을 추진중이다. 하비에르는 예수회 창립자 중 한명으로, 인도와 일본에서 활동한 선교사였다.

캄보디아에서 장애인기술학교를 운영중인 오 신부가 설명하는 이 나라의 교육 사정은 딱하기 그지없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6~17살 학생층이지만, 고교 진학률은 27%에 불과하다. 평균 교육기간은 6년에도 못 미치는 5.8년이다. 교육 현장의 사정은 더 심하다.

“봉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수업을 오전에 끝내고, 돈을 내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과외를 해 모자라는 봉급을 충당한다. 돈만 내면 시험 때 책을 보고 쓰는 것도 봐줄 정도니, 학교에서 ‘부정’을 배우는 셈이다.”

1997년 선교사로 건너와 18년째인 오 신부는 수도 프놈펜엔 그나마 교육기관이 많으므로 시골 아이들의 학교를 짓기로 했다. 오는 9월 지역민을 위한 지역개발센터를 지어 먼저 문을 연다. 모두 그 지역 사람들의 필요에 호응한 것이다.

그는 “한국인들이 500달러를 기부하면 우물에 기부자 이름을 써주니 우물파기 사업을 많이 하는데, 지역민들의 자발성이 떨어져 결국 우물을 아무도 관리조차 안 하고 방치해 지하수 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예수회는 학교를 지을 터 5만평을 최근 구입했다. 2016년부터 초등·중등 신입생을 받아 점차 초·중·고와 기숙사, 교사 양성소를 갖추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50억원의 비용 마련을 위해 새달 3일 저녁 8시엔 서울 서강대 성이냐시오관에서 음악회를 연다. 오 신부의 여동생 부부인 피아니스트 오지원씨와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수석 첼리스트 마크 코소워가 재능기부로 공연한다. 기부자에겐 사진작가 임종진(전 <한겨레> 기자)씨가 1년간 현지에서 봉사하며 찍은 사진집 <임종진 흙바람>을 선물로 증정한다.

오 신부는 “우리처럼 전쟁을 겪었지만 앙코르와트처럼 위대한 문화와 문자를 갖고 있는 나라인 만큼 학교는 희망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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