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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오늘을 즐기지 못하면 유죄

등록 2015-05-12 20:15수정 2015-05-12 20:15

빛깔 있는 이야기
어느 목장에 양치기가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일을 하러 나가다가 깜짝 놀랐다. 집 마당에 온갖 꽃들이 아름답게 활짝 피어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코끝에 스며드는 향기며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들, 난생처음 보는 꽃들, 양치기는 이 꽃들을 보면서 하루를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그때 양치기는 생각하기를 ‘오늘은 양털을 깎아야 하니 빨리 털을 깎고 와서 이 꽃들을 보며 즐겨야지…’ 했다. 그러나 그가 양털을 깎고 돌아왔을 때는 이미 꽃들은 시들어버리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그는 아름다운 새소리에 잠을 깼다.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한 새소리였다. ‘지금은 우유를 짜야 하는 시간이니까, 일을 마친 후 저 새소리를 들어야지….’ 그러나 양치기가 우유를 짜고 와보니 이미 새들은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리고 없었다. 다음날 아침 양치기는 집 밖에서 들려오는 말 울음소리에 잠을 깼다. 창문을 열어보니 아주 잘생긴 백마 한 마리가 자신의 몸매를 자랑이나 하듯이 천천히 울타리를 돌고 있었다. ‘저렇게 훌륭한 말을 타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데 지금은 울타리를 고쳐야 하니까 빨리 고치고 와서 저 말을 타봐야겠다….’ 그러나 그가 급히 일을 마치고 왔을 때는 이미 백마는 그곳에 없었다. 그렇게 양치기는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을 뒤로 미루는 바람에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일생을 마쳤다.

오늘 우리들의 삶이 바로 이 양치기와 같지 않습니까? 맛있고 싱싱한 과일도 아끼다가 나중에는 물러 터져 먹지 못하고 버리고 맙니다.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은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나중을 기약하며 지금 함께 보내야 할 사람이나 지금 즐겨야 할 일을 뒤로 미루고 있지는 않습니까? 삶의 중심을 미래에 두다 보니 지금 누려야 할 행복을 저당 잡힌 것은 아닙니까? 꿈을 가지고 내일을 준비하는 일도 값진 일이지만 지금 즐겨야 할 소중한 것들을 찾아가다 보면 행복이 와 있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행을 떠난 사람 중에는 너무 목적지에 집착하다 보니 전개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지 못한 채 사진만 잔뜩 안고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행복한 미래만을 위해 달리던 사람들이 정작 누려야 할 행복은 뒤로한 채 병상에서 죽어갑니다. 누리는 행복은 미래에 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있습니다. 현재가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미래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을 만났다 할지라도 ‘이것도 소중한 내 인생이다’ 하고 어려운 일은 어려운 일대로 고통은 고통대로 즐기십시오.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문병하 목사(양주 덕정감리교회)
문병하 목사(양주 덕정감리교회)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책상 위를 뛰어오르며 전통과 규율에 옥죄여 있는 학생들을 향하여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노래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 즉 “오늘을 즐겨라”라고 외쳤습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순간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오늘 하고 싶은 일을 오늘 하십시오. 오늘은 가장 행복한 일부터 시작하는 날입니다.

문병하 목사(양주 덕정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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