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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평등 미스코리아’들에 뜨거운 갈채

등록 2008-05-18 21:37

5s지난 16일 밤 열린 ‘제10회 안티페스티벌’에서 장애여성극단 ‘춤추는 허리’가 억압받는 장애여성의 모습을 ‘거미’로 표현하는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사진 안티페스티벌 제공
5s지난 16일 밤 열린 ‘제10회 안티페스티벌’에서 장애여성극단 ‘춤추는 허리’가 억압받는 장애여성의 모습을 ‘거미’로 표현하는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사진 안티페스티벌 제공
10돌 맞은 ‘안티페스티벌’
이효재 전 교수·피우진 예비역 중령 등 참석
“아름다운 사람 찾기 계속”…단막극 공연도
남성 박사가 ‘히스토리(History)’라는 이름의 ‘뻔한 이야기 제조기’를 만들었다. 이 기계에다 ‘여성’과 ‘구두’를 넣으면 신데렐라의 성공이 나온다. ‘남성’과 ‘책’을 넣으면 아브라함 링컨의 성공이 나온다. 하지만 ‘여성’과 ‘책’을 넣으면? 책을 읽어 멋진 남성을 만나는 여성의 성공이 나온다. 박사의 여성 조수는 치명적 오류를 알아내곤 시스템을 갈아엎는다. 그러자 새로운 시스템 ‘허스토리(Herstory)’가 시작된다.

지난 16일 밤 서울 서대문구 문화일보홀에서 1천여명 가까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안티페스티벌’에 참가한 대학생단체 ‘파워퍼프걸’이 연출한 단막극 내용이다. 10돌을 맞은 안티페스티벌은 올해 축제의 주제를 ‘고 허스토리, 스톱 히스토리(Go Herstory, Stop History)’로 내걸었다. 가부장제로 대표되는 남성 중심의 질서를 깨고 새로운 세상을 제안한다는 뜻이다.

안티페스티벌은 지난 1999년 여성을 상품화하는 미스코리아 대회를 반대하는 ‘안티’ 축제로 시작해, 해마다 여성의 시각으로 남성 중심 사회의 부조리와 여성 차별을 고발해왔다. 첫 대회 때 300석 규모의 공연장에 1천명 가까운 관객을 모으는 등 폭발적 주목을 받은 안티페스티벌은 그 동안 공중파 방송의 미스코리아 대회 중계 포기, 호주제 폐지 등 성평등 운동의 성과를 얻어내는 데 힘을 보태왔다.

이날 10돌 행사의 뜨거운 열기는 ‘아름다운 사람 상’을 수상한 이효재(84) 전 이화여대 교수가 여러 소수 여성들과 나란히 무대에 서면서 절정에 올랐다. 평생을 여성운동에 바쳐 온 이 전 교수와 함께 무대에 선 ‘허스토리’의 주인공들은 유방암 수술을 이유로 강제 전역당한 피우진 예비역 중령, 우리나라 최초의 성 소수자 국회의원 후보 최현숙씨, 비정규직의 상징인 이랜드일반노조 여성국장 윤송단씨, 북한에서 쌓은 전문직 역량을 우리나라에서도 인정받고자 하는 새터민 김지은씨, 결혼이주여성인 필리핀 여성 와니따 등이었다.

사회를 맡은 영화평론가 유지나씨와 영화감독 변영주씨가 “차별에 맞서 싸운 ‘지난해 미스코리아들’”이라고 소개하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 전 교수는 “그동안 외쳐 왔던, 차별없이 인간답게 서로 돕는 ‘허스토리’가 이제 시작되는 것 같다”며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엄을순 문화미래 이프 이사장은 “앞으로 차별과 부조리가 없는 ‘허스토리’를 써나가기 위해 가부장제에 묻혀 있던 ‘아름다운 사람’을 찾는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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