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잠잔다. 잠꾸러기.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세수한다. 멋쟁이.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밥 먹는다. 무슨 반찬. 개구리 반찬. 살았니? 죽었니? 살았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불러왔던 전래동요 가운데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라는 노래가 있다. 오늘은 아이와 함께 고개를 넘어 여우를 만나러 가 보자. 몇 고개를 넘어야 여우를 만나러 갈 수 있을까? 한 고개 넘어가서 아이고 다리야~. 두 고개 넘어가서 아이고 다리야~. 세 고개 넘어가서 아이고 다리야~. 네 고개 넘어가서 아이고 다리야~. 다섯 고개 넘어가서 아이고 다리야~. 우리가 흔히 악보를 보고 연주할 때 쓰는 오선보를 생각해 보자. 오선보는 5개의 줄과 4개의 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줄과 칸에 대한 개념을 인식하고 줄 칸 게임을 하는 것은 악보를 정확하게 빨리 보는 독보력을 기르는 좋은 훈련이다. 우선 5개의 줄을 바닥에 붙여 <여우야 여우야…> 노래를 부르며 오선보 줄과 칸 게임을 해 보자. 아이의 방이나 거실 등 아이가 활동하기 좋은 곳을 정하여 색 테이프 다섯 줄을 어린이가 점프하기 쉬운 간격으로 바닥에 길게 붙인다. 또는 돗자리에 테이프를 붙혀서 매 번 가지고 놀 수 있게 해도 좋다. 오선보에서 약간 떨어진 지점에서 식구 중 한 명(아빠면 좋겠다)이 여우 구실을 하게 한다. 여우가 잠을 자고 있고, 엄마와 아이는 첫째 줄부터 밟으면서 ‘첫째 줄 올라가서 아이고 다리야, 둘째 줄 올라가서 아이고 다리야~’ 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다섯째 줄까지 올라가서 <여우야 여우야…> 노래를 처음부터 시작한다. ‘살았니? 죽었니?’에 “살았다”라고 하면 뒤로 돌아 다섯 개의 줄을 점프하면서 도망간다. 줄이나 칸을 밟지 않고 그냥 가면 여우한테 잡힌다는 규칙을 정해 놓고 줄에서 점프하며 도망가거나 칸에서 점프하며 도망가는 게임을 하면 더욱 흥미로우면서 줄과 칸이 몇개로 이뤄져 있는지 잘 기억할 수 있다. 첫째 줄, 둘째 줄, 셋째 줄, 넷째 줄, 다섯째 줄뿐만 아니라 첫째 칸, 둘째 칸, 셋째 칸, 넷째 칸을 밟으며 점프할 때 서수로 숫자를 세는 방법을 익혀 몇 째 줄인지 몇 째 칸인지 알아맞히는 게임도 해 볼 수 있다. 부직포나 종이를 동그랗게 잘라서 오선에 음표의 머리 부분이 붙어 있는 것처럼 만들고, 엄마 아빠가 말하는 줄에 올라서거나 동그란 판을 붙이는 게임을 해도 좋다. “오늘은 누가 여우가 되는 날이지?” 하며 역할을 바꾸어 점프를 하며 줄과 칸을 익히면 어린이의 두뇌는 움직이게 된다. 몇 번째 줄인지, 몇 째 칸인지 정확하게 악보를 보는 훈련은 좌뇌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순간 판단력과 집중력을 길러 주기 때문에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게임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가락이 5개’라는 하나의 작은 진리에서 시작된 오선보. 스케치북에 손을 대고 그린 다음 엄지 손가락부터 차례대로 줄을 그어 오선보를 만들어 보자. 색종이를 동그랗게 오려 온 가족이 줄 칸 게임을 한다면 더욱 좋은 오선보 게임이 될 수 있다. 문연경/숙명여대 사회교육대학원 유리드믹스학과 교수 eurhy.com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