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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4 11:18 수정 : 2005.02.14 11:18

서울 반포중 김학경 교사의 반 학생들이 소풍 때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서울시립아동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서울 서초고 신선미(19·3년)양은 수능이 끝난 뒤에도 병원을 찾아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공부에 바쁜 수험생 시절에도 짬을 내 봉사활동을 갔다는 그는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려고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정이 들어서 간다”고 말한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규정한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봉사활동을 가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7차교육과정에서는 학생부에 반영되는 의무 봉사시간을 중학생 54시간, 고등학생 60시간으로 규정하고 있고, 대학 입학 때에도 반영을 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하기 싫어도 봉사활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억지로 하는 봉사활동이다 보니 부작용도 많다. 교육부 학교정책과는 2000년 작성한 ‘학생봉사활동 제도 운영 개선 지침’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실적을 쌓기 위해 ‘허위증명서’를 발급 받고, 시간 부풀리기를 하고 있으며, 봉사 대상 기관에 협조하기보다는 귀찮은 태도를 보인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간과 횟수 등만을 기록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의 질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봉사활동을 하는 당사자인 학생들도 불만이 있다.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는 방학 때 학생들이 몰리다 보니 마땅한 자리가 없어 봉사활동을 하지 못했다거나, 어떤 기관으로 봉사활동을 가야 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쉽지 않다는 등의 의견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평소 학생들이 갈 만한 봉사활동 장소에 대해 소개해 주는 일은 극히 드물다. 방학식 날이 돼서야 안내문에 한 두 곳 알려 줄 뿐인데 이마저도 학생들이 너무 많이 몰려 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학교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학교들이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특별활동시간, 수련회 시간 등을 할애해 단체로 봉사활동을 나가는가 하면, 여러 가지 교육들을 하기도 한다. 많지는 않지만 교사 재량으로 소풍 대신 봉사활동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반포중 김학경(41) 교사는 소풍 때마다 학급 학생들과 함께 장애인들을 도와 놀이공원에 놀러간다고 한다. 소풍 때 무의미하게 놀러가는 것보다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의미있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것이 김 교사의 생각이다. 그는 “동료 교사에게 이러한 봉사활동을 권하고 싶지만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 못하고 있다”며 아쉬운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입 전형에 봉사활동 시간을 반영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형식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도 있고,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그나마 봉사활동을 하게 한다”며 두둔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봉사활동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글·사진 이동수/1318리포터, 서울 상문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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