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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내게도 주민등록증이… 설렘만큼 책임 뒤따라야

등록 2006-03-12 14:26수정 2006-03-13 14:16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기 위해 동사무소를 찾은 정민주양이 열 손가락 지문을 찍고 있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기 위해 동사무소를 찾은 정민주양이 열 손가락 지문을 찍고 있다.
1318리포트

대한민국 국민은 만18세가 되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다. 보통 고등학교 2학년 나이가 되면 주민등록증 신청서를 받게 된다. 이것은 우리들에게는 정말 가슴 설레는 일이다. 주민등록증을 신청하기 위해 조퇴를 하는 학생도 있고 주민등록증 사진은 잘 찍어야 한다며 정성껏 머리손질을 한 뒤 몇번이나 사진을 찍는 학생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최근 주민등록 신청서를 받은 정민주(18)양은 “주민등록증을 갖게 되면 나이로 인해 제약이 뒤따랐던 많은 것들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기대에 오랫동안 이 날을 기다려 왔다”고 했다. 등기우편으로 배달된 신청서를 받는 순간 희열이 느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 제약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쉽게 떠오르는 것은 ‘18금(18세 미만 관람 불가) 영화’와 ‘술’이요. 그런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건 아니고 어리기 때문에 제한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우리는 주민등록증 발급을 통해서 어른들이 우리에게 유해하다는 판단으로 금지시켰던 것들로부터 해방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랄 만큼 다 자랐다는 막연한 자신감과 사회의 인정을 바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민주양이 주민등록증을 신청하러 가는 날 동행했다. 동사무소에 가서 신분확인을 하고 신청서를 작성한 후 모든 손가락에 검정색 잉크를 바르고 정해진 종이에 지문을 찍었다. 주민등록증에는 13개의 숫자로 이뤄진 주민등록번호와 성명·사진·주소·지문·발행일·주민등록기관을 싣는다. 그 중 지문채취는 경찰서의 요구에 협조하는 것인데, 주민등록증에는 오른손 엄지의 지문만 입력했다. 신청을 마친 소감을 물으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별 느낌 없어요. 그런데 책임감 같은 것이 느껴지네요”라고 했다.

17세와 18세는 단지 숫자 하나의 차이지만, 18세가 되면 학생증이 아닌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는 주민등록증이 생기는 중요한 시기이다. 부풀고 설레었던 기분을 조금은 가라앉히고 ‘이제는 주민등록증도 나왔는데…’ 라는 어른스런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나이를 먹으면 당연히 다 받게 되는 주민등록증이지만 그 의미를 쉽게 받아넘겨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주민등록증이 나오는 나이 만 18세를 기준으로 남자는 병역지원을 할 수 있다. 동사무소에서 만난 한 무리의 남학생들은 “와~이제 군대도 갈 수 있고 보호자 동의만 있으면 결혼도 가능해졌네. 우리 많이 컸다.”라고 장난스럽게 얘기하며 동사무소를 빠져나갔다.

올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머지 않아 성년이 된다. 그 친구들이 이 중요한 시기를 잘 보내고 자신이 꿈꾸는 분야에서 활약하게 될 그 날을 앞당겨 본다. ‘증’을 받는 이 설렘과 패기로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멋지게 수행하는 그날,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훨씬 힘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글·사진 이혜인/1318리포터, 전주여고 3학년 korealh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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