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동부지방검찰청 회의실에서 최진안 차장검사가 검사아들 답안지 대리작성 사건에 대한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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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수사 논란일듯 ‘검사아들 답안지 대리작성’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동부지검은 15일 전 대구고검 검사 정병욱(49)씨 아들의 답안지를 대리작성한 서울 배재고 수학교사 오동원(41)씨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정 전 검사는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정 전 검사에 대해 답안대리 작성 관련 여부를 밝혀내지 못한채 아들(16)을 배재고에 편입시키기 위해 위장전입한 사실(주민등록법 위반)로만 기소해 부실 수사 논란이 예상된다. 최진안 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이날 “담임 교사가 자신의 아들의 답안지를 대리작성했는데 부모가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지만, 그 대가로 정 전 검사와 오 교사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 지에 대해서는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씨는 지난해 10월8일 치뤄진 서울 배재고 2학기 중간시험에서 정 전 검사 아들의 사회시험 답안지를 조작하고, 시험감독 조아무개 교사의 서명을 위조하는 등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14차례나 답안지를 조작하고 시험감독 교사의 서명을 2차례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또 고아무개(42)씨 등 같은 학교의 국어·영어·수학 담당 교사 3명을 정군 부모에게 소개해 지난해 6월부터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 동안 일주일에 2차례씩 과외수업을 진행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고씨 등 배재고 교사 3명은 교사 신분으로 한달에 100~150만원씩 돈을 받고 과외를 한 혐의(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이 법은 과외를 부탁한 학부모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정 전 검사는 위장전입(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만 적용됐다. 최 차장검사는 “오씨와 정 전 검사 모두 정군의 편입 이전에 친분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결과 그 이전부터 양쪽이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정군이 배재고로 편입하기 전부터 자기 반으로 데러오기 위해 반 배치 신청서를 냈고, 입학식 직후에는 정군이 생활하며 불법 과외를 받았던 서울 강동구 길동 ㅌ오피스텔 입주자 카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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