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근정전 월대에서 바라본 근정문.
테마가 있는 체험 학습
경복궁서 느끼는 역사의 향기
흔히 고궁 나들이를 계획할 때 경복궁은 답사코스로 제일 처음 가보게 되는 곳이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되기까지 법궁으로 조선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봐온 곳이기도 하거니와 아름다운 궁궐과 그 쓰임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또 요즘 개방되어 더욱 인기가 있는 경회루에 올라가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아이들과 함께 경복궁으로 역사 나들이를 떠나 보자.
떠나기 전에
궁궐관련 책을 아이들과 미리 읽어 보고 가는 것은 필수이다. <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문학동네 어린이), <경복궁>(초방책방) 등 그림이 곁들여진 책을 먼저 읽어 보거나 <재미있는 조선시대 궁궐 이야기>(대일) 등을 통해서 궁궐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도 좋다. 워크북이 따로 필요하다면 <조선왕조의 살아있는 유물 경복궁이야기>(문학동네 어린이)를 준비하자. 그러나 워크북을 직접 만들어 가는 것도 좋다. 8쪽 정도의 종이책을 만들어서 한쪽에는 경복궁에 가서 직접 알아 볼 수 있는 활동들을 넣고 한쪽은 빈 공간으로 남겨두어 그림을 그려넣게 한다. 질문지는 ‘경복궁 정문부터 교태전까지 들어가는데 몇 개의 문을 지나가는가?’, ‘광화문의 세 출입구 천정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무엇이 있고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 ‘ 자경전 꽃담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려보자’. ‘경복궁의 네 개의 문의 이름은 어떤 뜻을 지녔을까?’ 등 책을 참고해 질문을 미리 적어 보자.
또 경복궁의 경회루 특별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밖에 없으니 오전에 경복궁을 관람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 경회루를 관람할 예정이라면 간단한 도시락이나 간식을 준비해 가자. 오전 10시부터 경복궁을 돈다면 점심시간은 민속박물관 1층 로비에 있는 스낵바를 이용하거나 그 옆에 있는 야외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다시 경회루 관람을 하는 것이 좋다. 일반 관람은 어른 3000원, 아이 1500원이지만 특별관람은 5000원이다. 경복궁 무료 안내를 받으려면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안내시간을 미리 확인해 보자.(gbg.cha.go.kr) 경복궁 둘러보기 경복궁에 가면 오전에 수문장 교대의식을 구경하고 광화문 밖으로 나가 보자. 차가 지나다니는 광화문 밖에는 해태상이 서 있다. 청렴결백을 관장하는 해태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광화문의 세 개의 문을 지나며 각각 천정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구경한다. 가운데 문은 왕이, 왼쪽은 무관이, 오른쪽은 문관이 다니는 길이다. 광화문을 지나 흥례문으로 들어서면 옛 중앙청이 있던 자리를 복원해 만든 영제교가 나온다. 영제교 아래를 굽어보고 있는 해태 모양의 석상과 담처럼 둘러쳐진 회랑의 기둥을 받치고 있는 둥근 돌과 네모난 돌을 보며 옛 건축에서 중요시 했던 ‘천원지방’(天原地方) 사상을 알려주고 경복궁의 다른 건축물에서도 이와 같은 사상이 적용된 곳이 있는지 찾아 보는 것도 흥미롭다. 근정전 월대에 올라 서서 광화문 쪽을 향해 서보면 원래 광화문의 중앙 정문이 똑바로 보여야 하지만 일제에 의해 그 축이 조금 비틀려 있어서 각도가 맞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월대를 빙돌아 있는 사방신과 12지신상(개와 돼지는 제외)을 아이들과 찾아 보자. 근정전 안에 있는 일월 오봉병과 쌍룡이 그려진 보개천장도 감상한다. 일곱 개의 발가락을 가진 황룡을 잘 보려면 근정전 옆으로 돌아가서 천정을 올려다 보면 된다.
사정전에서는 동쪽과 서쪽에 있는 만춘전과 천추전, 그리고 앞쪽으로 천자문의 순서대로 이름을 딴 천자고, 지자고 등의 창고들도 관심있게 살펴보자. 왕의 침실인 강녕전은 바로 옆의 건물과 지붕을 비교해보면 용마루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임금이 머무는 방에는 용마루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강녕전을 지나면 교태전이 나온다. 교태전 뒤쪽으로 보이는 아미산과 아름다운 굴뚝을 지나 작은 꽃담이 있는 문을 지나면 너른 공터가 나오고 그곳에서 위쪽은 후원인 향원정이, 오른쪽으로는 대비의 침전인, 아름다운 십장생 굴뚝이 있는 자경전이, 아래쪽으로는 세자의 생활공간인 자선당과 세자의 교육기관인 비현각이 자리하고 있다.
향원정은 천원지방 사상을 확인할 수 있는 아름다운 후원으로, 길따라 뒤쪽으로 돌아가면 ‘열상진원’이라고 쓰인 샘을 발견할 수 있다. 그앞에 물이 나오는 작은 통로는 물이 그대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시계방향으로 흘러들어가도록 만들어 놓은 선조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지금은 공사중인 건청궁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전기가 들어온 곳으로 그것을 기념해 표지석을 세워 놓았다. 이곳은 또 을미사변의 현장이기도 하다. 여기까지 경복궁을 돌고 나면 출출해지기도 하고 피곤해지기도 하는데 바로 옆 민속박물관 1층 로비에는 간단한 주먹밥과 샌드위치와 음료를 먹을 수 있는 스낵바와 야외 테이블이 있으니 그곳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경회루를 관람한다. 경회루는 정해진 시간에 그 앞으로 가면 안내자가 30분 동안 안내를 해준다. 이제껏 아래에서 위로 쳐다 보기만 했던 높다란 궁궐들이 옹기종기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색다른 느낌을 준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인왕산과 북악산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경회루를 걸어 보고 나서는 바로 앞에 있는 수정전에 들러 보자. 수정전은 옛 집현전 터이나 고종 황제 초기에는 침전으로도 쓰였던 건물인데, 지금은 잔디밭으로 변해버렸지만 그 주변에는 궐내각사들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주변 나들이
광화문 앞으로 오른쪽에는 경찰박물관(policemuseum.go.kr)이, 왼쪽으로는 정보통신부 유비쿼터스 전시관(ubiquitousdream.or.kr, 일요일 휴관) 등이 있다.
다녀와서
아이들과 경복궁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은 다음 사진을 보면서 건물의 부분 명칭을 공부해 본다. 답도, 월대, 잡상, 용마루, 편액, 서까래, 주춧돌, 기단 등의 이름을 알아 본다. 이 작업은 앞으로 다른 궁궐을 방문할 때도 도움이 된다. 또 경복궁전도가 소장되어 있는 삼성출판박물관도 관람해 본다.(ssmop.org, 평일에만 개방)
글·사진 홍준희/나들이 칼럼니스트 madlin69@naver.com
또 경복궁의 경회루 특별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밖에 없으니 오전에 경복궁을 관람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 경회루를 관람할 예정이라면 간단한 도시락이나 간식을 준비해 가자. 오전 10시부터 경복궁을 돈다면 점심시간은 민속박물관 1층 로비에 있는 스낵바를 이용하거나 그 옆에 있는 야외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다시 경회루 관람을 하는 것이 좋다. 일반 관람은 어른 3000원, 아이 1500원이지만 특별관람은 5000원이다. 경복궁 무료 안내를 받으려면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안내시간을 미리 확인해 보자.(gbg.cha.go.kr) 경복궁 둘러보기 경복궁에 가면 오전에 수문장 교대의식을 구경하고 광화문 밖으로 나가 보자. 차가 지나다니는 광화문 밖에는 해태상이 서 있다. 청렴결백을 관장하는 해태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광화문의 세 개의 문을 지나며 각각 천정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구경한다. 가운데 문은 왕이, 왼쪽은 무관이, 오른쪽은 문관이 다니는 길이다. 광화문을 지나 흥례문으로 들어서면 옛 중앙청이 있던 자리를 복원해 만든 영제교가 나온다. 영제교 아래를 굽어보고 있는 해태 모양의 석상과 담처럼 둘러쳐진 회랑의 기둥을 받치고 있는 둥근 돌과 네모난 돌을 보며 옛 건축에서 중요시 했던 ‘천원지방’(天原地方) 사상을 알려주고 경복궁의 다른 건축물에서도 이와 같은 사상이 적용된 곳이 있는지 찾아 보는 것도 흥미롭다. 근정전 월대에 올라 서서 광화문 쪽을 향해 서보면 원래 광화문의 중앙 정문이 똑바로 보여야 하지만 일제에 의해 그 축이 조금 비틀려 있어서 각도가 맞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월대를 빙돌아 있는 사방신과 12지신상(개와 돼지는 제외)을 아이들과 찾아 보자. 근정전 안에 있는 일월 오봉병과 쌍룡이 그려진 보개천장도 감상한다. 일곱 개의 발가락을 가진 황룡을 잘 보려면 근정전 옆으로 돌아가서 천정을 올려다 보면 된다.
광화문 밖 해태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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