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원생 12% 감소”
학부모 “체감 힘들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6일 <교육방송> 수능강의와 수준별 보충수업 등을 뼈대로 하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을 맞아 수능강의 시청 가구의 사교육비가 한 달에 10만6천원 줄어드는 등 대책안이 성과를 보이고 있고 발표했다. 하지만 상당수 학부모들은 사교육비가 줄었다는 정부 주장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11월 학생과 학부모 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능강의 시청가구의 월 평균 사교육비가 약 10만6천원 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모바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비존씨엔씨이의 조사 결과, 학생은 41.8%가 수능강의를 보고 있다고 답했으며, 수능강의를 시청한 가구만 보면 월 사교육비가 10만6천원 줄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대도시 24.1%, 중소도시 34.1%, 읍·면 32.6% 등 지역과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사교육비가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서울 강남 쪽도 월 54만원에서 37만원으로 31% 줄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또 올해 2월 통계청이 발표한 학원업 매출 8.3% 감소와 학원수강료 4.6% 인상을 근거로 지난해 학원생 수가 전년도에 비해 약 12% 줄었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현재 일반계 고교생의 80%가 방과후 교과와 관련된 수준별 보충학습을 받고 있으며,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는 중·고교도 지난해 11월 32.5%로 전년 12월의 11%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런 성과와는 별도로 초·중고교의 특기·적성 교육의 경우 강사 확보의 어려움와 프로그램 부족으로 참여율이 초등 32.4%, 중학생 26.2%에 그치는 등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평가에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경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조였다. 올해 자녀가 고교 2학년이 되는 충남 홍성군의 유요열(44·남)씨는 “아이가 학교에서 교육방송 강의를 듣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으면서 수능에 나온다니까 교재를 많이 구입해야 하는 등 비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시 농촌지역에 사는 장월하(45)씨는 “딸이 올해 고교 2학년이 되는데 수능강의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학생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수능강의를 사교육의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역시 올해 딸이 고교 2학년이 되는 경남 거제시의 옥은숙(40)씨는 “학교에서 밤 10시까지 아이들을 붙잡아 두기 때문에 집에서 교육방송 강의를 듣는 게 힘들어한다”며 “학교에서 수능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교사 수업 대신 방송 강의를 듣게 하는데, 공교육 내실화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준별 보충수업 참여 학생비율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하게 나는 등 사교육 수요를 줄이는 데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인문계 고교의 경우 광주와 대전은 각각 92.6%와 90.7% 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나 서울의 경우 39%만 참여하는 등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서울 ㄱ고의 한 교사는 “지난해 희망자에 한해 영·수 수준별 보충수업을 했는데, 전체 13개 학급 가운데 영어와 수학이 각각 1반씩 구성돼 수준별로 강의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강성만 이형섭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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