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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관우 멈춰~ 달려라! 우리 역사

등록 2006-04-09 17:51수정 2006-04-10 14:07

고구려·백제·신라 생생한 각축전
되살려낸 역사인물 1200명 ‘북적’
안으로 눈돌리니 또다른 ‘삼국지’가
우리나라 삼국지

<삼국지>. 너무도 유명해서 더 이상 말할 건덕지가 없을 것 같다.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은 천하의 명장이자 지혜꾼이고, 중원은 세계의 중심이다. 그래서 삼국지의 아류인 중국 중심의 무협소설과 무협만화에 탐닉하는 청소년들은 넘쳐난다. 중국의 고사성어를 하나라도 더 아는 사람이 인정받는 풍토 또한 삼국지가 기여한 바 크다.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는 최근의 역사물들조차 대부분 삼국지식의 춘추필법(春秋筆法)을 그대로 사용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고구려 명 재상 ‘을파소’나 선비족을 물리친 용맹한 장군 ‘부분노’가 있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방 100리 정도의 작은 땅에서 출발한 인구 15만 정도의 고구려가 불과 몇백년이 지나지 않아 사방 7천리가 넘는 면적에 인구 500만명을 넘어서는 동북아 최대 강국이 되어 중국의 통일왕조인 수·당과 당당히 맞서 이겼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나라 삼국지>는 우리나라에도 중국 못지 않은 역사가 있음을 강조한 역사 소설이다. 기원전 37년 주몽이 부여를 탈출해서 졸본 땅에 고구려를 창업할 때부터 시작해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하고 본격적인 남북국시대로 접어드는 서기 720년까지의 우리나라 역사를 가감 없이 자연스럽게 서술했다. 등장인물만 1200명에 이르러 대하역사소설로서의 위용도 자랑한다.

하지만 편협한 민족주의나 사대주의에 대한 막연한 경계심에서 역사를 다루진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소설을 전개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위해 12년 동안이나 각종 고서를 뒤적이며 고증 작업에 주력했다고 한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비롯해 일연의 <삼국유사>와 <화랑세기> 그리고 <신당서> <구당서> <수서> <위지동이전> <남제서> <송서> <일본서기> <자치통감> 등을 참조했고, 이외에도 1200편에 이르는 국내외 전사(戰史) 논문들을 참고했다고 한다.

나름대로 고증 작업을 한 결과 이 책에서는 기존의 역사책의 내용과 다른 부분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가령 적이 쳐들어오면 스스로 울렸다는 ‘자명고’는 사실은 낙랑국왕이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었다. 당시 낙랑에서는 지금의 중리부라는 기관이 있어 군민을 사찰했는데 이의 책임자가 ‘처밀도’였다. 고구려 군대가 쳐들어 오자 처밀도가 북을 치려고 하는데 이 때 호동과 사랑에 빠진 낙랑공주가 칼로 북을 찢으려고 다가왔다. 처밀도가 놀라 뒤로 숨자 낙랑공주는 칼로 북을 찢었고 처밀도는 심장에 칼을 맞고 죽고 만다.

그동한 등한시됐던 역사적 사건들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 사건의 전개 또는 발전 과정을 상세하게 서술한 점도 눈에 띈다. 주몽의 둘째 아들인 비류와 온조가 남하해 한강 유역에 백제를 창업해 일본을 개척하고 왜백제를 만들고 중국 대륙을 개척했던 내용 등이 어느 역사책보다도 더 정밀하게 묘사돼 있다. 한사군의 경우와 안시성 전투 등에서도 사료를 꼼꼼하게 찾아내 과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우리역사문화연구소 김용만 소장의 말대로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당시 시대상황에 대한 치밀한 묘사”로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작품으로 보인다. 임동주 글, 임종선 그림. 마야/전 10권, 각 권 9천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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