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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영어마을은 비싼 놀이터”

등록 2006-04-14 14:21수정 2006-04-14 14:24

박건용 교수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박건용 교수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전문가에게 듣는다. 영어교육 교수가 본 영어마을
“서울, 경기에만 몰려있는 영어마을은 오히려 우리나라 균형발전에 오히려 저해되고 있다. 영어교육 격차를 해소하려면 지방에 먼저 만들어야하지 않겠나? ”

박거용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소장(상명대학교 교수)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계에서 대학 구조와 교육정책 분야에 끊임없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실천적인 지식인 중에 한명이다.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에서 공동의장을 역임하는 등의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그는 “전세계 컴퓨터의 정보 80%가 영어로 되어있듯 영어는 배워야하지만 친미주의자는 안된다”며 “영어를 통해 언어제국주의가 자리잡게 되는 것을 견제해야한다.”고 밝혔다.

“해방 후 미군정이 교과과정 개편을 통해
일주일에 영어를 네 시간 배치”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시작

우리나라의 첫 영어교육은 미군정 3년 동안 일주일에 4시간 영어과목이 채택되면서 시작되었다.이후 한국전쟁 후 미국과 유대가 강화되고 우방으로서의 위치가 심화되면서 원조뿐만 아니라 평화봉사단이 50년대 말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문화도 함께 본격적으로 발을 내딪게 되었다.

박 교수는 “이후 60년 대 말 소위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영어가 국제어로 부상하고 상대적으로 불어, 독일어의 가치가 내려가면서 더욱더 영어의 영향이 커지게 되었다”며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에 불어교사가 20여명도 채 안 되는 현실을 빗대었다.


1997년 교육부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했다. 그 때 당시 박 교수는 “초등교사 100시간 연수하고 교과서 만드는데 6개월도 채 안 되서 만들어 일주일에 한 시간 하는 영어교육이 제대로 될 리가 있겠는가”하면서 준비 안 된 영어교육에 일침을 가했다.

"영어사교육 연간 10조원, 정부교육예산 29조원"
영어 공교육이 어학연수를 막을 수 있을까?

교육부가 올해 초 현재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하는 영어수업을 시범실시를 거쳐 2008학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로인해 영어 사교육 시장이 유치원 이전부터 실시될 것이란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은 한 해 2조원, 외국 어학연수비는 8조원이다. 합치면 10조원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예산이 29조원인 것을 보면 영어 사교육시장이 얼마나 큰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어짜피 안 해도 사교육으로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일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추진하겠다는 교육부의 입장에 그는 그런 입장에서 영어교육이 더 망가질 수 밖에 없다면서 지적했다.

“영어교육 격차 해소하려면 지방부터 해야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영어마을은 경기도에 파주, 안산 두 곳과 서울에 풍납동과 수유동 등이 있다. 경기도의 경우 정규 프로그램 참가비가 5박6일에 8만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는 경기 원가가 32만 원 가량이지만 차액을 경기도가 예산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싸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는 영리업체에게 위탁경영을 하기 때문에 참가비가 약 두 배가량 비싸다. 또한 특별한 학생을 제외하면 평생 한 번 정도밖에 경험할 수 없는 영어마을을 통해 얻은 흥미와 동기가 과연 교육효과가 있을지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박교수는 “흥미 유발과 자신감 불어넣는 방법으로서 영어마을은 필요하지만 너무 비싸고, ‘비싼 놀이터’로 외국 나가는 아이들을 막을 순 없다. 나갈 아이들은 그냥 놔두고 오히려 우후죽순으로 확대되는 영어마을은 그냥 도 단위로 한 두 개씩만 있으면 된다.”며 서울, 경기도에만 몰려있는 영어마을이 국가 균형발전을 오히려 저해시킨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영어교육 필요없다”

지난 2003년 문화관광부는 설문조사를 통해 중고등학생의 국어능력을 분석한 결과, 52점으로 성인보다 5점 이상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이런 현실조건에서도 불구하고 영어조기교육론자들은 언어교육을 더 일찍 배워야 습관을 기를 수 있다는 검증안된 외국어 학습 이론을 들어 국적없는 아이들을 만들고 있다.

너도나도 영어열풍의 시대를 헤쳐나갈 합리적인 해법은 없을까? 박 교수는 영어교육 체계를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무교육이 중학교로 늘어났으니 초등학교때 영어교육 안 배워도 된다. 오히려 중학교 때 회회중심으로 가르치고, 고등학교 때는 문법과 읽고 쓰기, 그리고 대학교 때는 전공 영어를 심화하면 된다”

영어마을로 영어교육의 불평등은 과연 해소할 수 있을까?

그의 말대로 부와 영어 실력에 대한 세습은 절대 깨트릴 수 없다. 하지만 준비 안 된 영어마을보다 근본적으로 현재 문제풀이식 영어교육을 분명히 변화시켜야할 것에 초점이 있다.

전경주 기자 romi-78@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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