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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4월 17일 글쓰기 교실

등록 2006-04-16 16:03수정 2006-04-17 13:58

시장에 가면

가래떡은 잠자고 떡볶이는 높이뛰기 해요
한혜원/서울 강서초등학교 3학년

시장에 가면 슈퍼도 있는데 주인 아줌마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과일가게에 있는 우리 엄마는 커피를 마시거나 난로 앞에 앉아 손을 비비고 있다. 야채가게에는 아줌마들이 야채를 사 가려고 바글바글 한다. 다른 시장에는 떡집이 있는데 거기 낮잠을 자고 있는 가래떡이 있다. 가래떡은 자기가 팔려가든 안 팔려가든 누워서 잠만 잔다. 꿀떡은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떡볶이 가게 아줌마는 휴대폰 게임을 하시고 계신다. 떡볶이들은 높이뛰기 게임을 한다. 떡볶이들은 아줌마가 아주 큰 수저로 저으면 더 높이 뛰어오른다. 떡볶이들이 뛰면서 “야, 재미있다!”라고 마구 소리친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 모두 모여있어요
이수희/서울 강서초등학교 4학년


과일가게를 하고 계신 공부방 선생님이 계시고 생선가게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고등어가 있고, 통 안에서 미꾸라지들이 헤엄을 치고 떡집에는 내가 좋아하는 인절미와 떡볶이 떡과 생일 때만 먹는 맛있는 떡이 있다. 분식점에는 떡꼬치, 붕어빵, 떡볶이, 삶은 계란 등 내가 좋아하는 것이 많고, 아줌마들은 수다 떨며 시장을 보고, 아이들은 깔깔깔 웃고 있다. 채소가게에는 오이가 색소를 자랑하는 당근을 뾰족뾰족한 뿔로 혼내주고 있고 과일가게에는 내가 좋아하는 토마토가 싱글벙글 나를 보며 수줍어서 빨그레진 볼을 만지며 웃고 있고, 아줌마나 아저씨가 채소를 사라고 소리를 지르면 콩나물도 나 좀 사 달라고 고개를 빼꼼빼꼼 내미는, 키가 큰 콩나물. 생선들도 덩달아 사 가라고 눈을 크게 뜨고 사람들을 말똥말똥 쳐다보네. 정말로 시끌벅적한 우리 동네 시장.

배추가 파마머리 하고 콜콜 잠을 자요
전상훈/서울 강서초등학교 3학년

도둑 고양이가 생선가게에서 생선 하나를 슬쩍하고 도둑질해 먹는다. 그리고 나를 보고 뺑소니 친다. 생김새는 검정털에다가 눈은 반쯤 튀어나왔다. 야채가게에서는 배추가 파마머리를 하고 잠을 콜콜 자고 있다. 당근은 무하고 “야, 내 자리야!” 하면서 다투고 있다. 아저씨는 “야채 사려, 야채 사려!”, 아줌마는 “너무 비싸요, 깎아 주세요.” 생선가게 아저씨는 “내 생선 사려, 내 생선 사려!”. 과일가게에서는 포도가 사과에게 “내가 더 맛있어.” 하면서 자랑하고, 과일가게 아저씨는 “내 과일 사려, 내 과일 사려!” 하면서 소리를 크게 지르신다. 할머니는 잠을 쿨쿨 주무신다.

[평] 살아 꼼지락거리는 시장 이야기

‘이름없는 공부방’에 갔어요. 시장 모퉁이마다 고개 내민 나물들을 뿌리치고 공부방으로 들어갔어요. 오늘은 시장 얘기를 해보자 했더니 모두들 배가 고파서 먹는 얘기만 늘어놓네요. 핫도그, 순대, 도넛, 떡볶이 그림으로도 비벼 마구마구 먹었어요. 아작아작 먹었지요. 돌아오는 길에 예쁜 쑥 사다가 된장국 끓였네요. 언제 쑥 한번 열두 광주리쯤 캐서 아이들과 쑥인절미 푸짐하게 해 먹어야겠어요. 이 봄 다 가불기 전에.

정미영/서울국어교사모임, 서울 염창중 saemnuri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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