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어제는 바람으로… 오늘은 고양이로 변신했어요

등록 2006-04-30 15:20수정 2006-05-01 17:53

다르게 읽기 깊이 보기 / 너하고 안놀아

주인공 노마나 영이나 기동이, 똘똘이를 한 번 봐보세요. 늘상 우리 둘레에 있는 친숙한 동무들이지요. 이야기를 읽다 보면은 온 몸으로 땀 흘리면서 노는 건강한 아이들의 세계가 그냥 그림처럼 쫘~악 펼쳐집니다. 바람하고 놀 때는 바람이 되고(<바람하고>), 도둑고양이가 되어서 도둑고양이마냥 북어를 훔쳐 내와서 북북 찢어서 나눠 먹고(<고양이>), 돼지처럼 입을 넙죽거리면서 따라다녀 보기도 하고(<과자>), 귀뚜라미, 강아지와 친해져야지(<귀뚜라미> <강아지>) 몸도 마음도 바로 그들이 될 수 있겠지요.

아이들은 같이 놀이를 준비하고 그 속에서 놀면서 상상의 세계로 완전히 빠져 들어가 진짜마냥 흠뻑 즐기는 거죠. 아이들의 생각은 곧 상상의 세계이거든요. 아이들에게 놀이의 세계는 너무나 절실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건강하게 노는 아이 마음을 지킬 수 있게 해 줘요. 또 시와 노래 같은 문장, 온 몸으로 놀아보지 않고는 도저히 붙잡을 수 없는 생생한 말맛이 펄펄 살아 있어요. 이런 언어의 힘, 언어 속에서 느끼는 감동, 이 책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겠지요. 의심을 하거나 놀이를 할 때, 얻고 싶은 것을 간절히 바랄 때, 잘 놀다가 토라졌을 때, 자기 처지를 알아줄 때, 성날 때, 남 흉볼 때, 호기를 부릴 때, 바짝바짝 동무 약올릴 때, 진짜 용기가 필요할 때, 탕탕 으를 때, 할까 말까 망설일 때…. 이렇게 ‘딱’ 맞아 떨어지는 말맛은 원래 아이들 입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말이에요. 살아 있는 말이니까 감정과 몸의 감각이 실려 있어서 이야기를 소리 내서 합창으로 읽으면 몸이 들썩들썩 움직여지고 재미와 즐거움은 두 배가 되지요.

“우리도 놀아요.” 처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공부방 아이들 (초등 2학년 여섯 명)이 한 말이에요. 그렇게 아이들이랑 한 두 달을 놀다 보니까 책 속에 나오는 놀이를 자연스럽게 되살려 내는 거예요. ‘새끼전차’ 놀이를 좁은 골목에서 할 때입니다. 한 손은 앞으로 또 다른 손은 뒤로 해서 다른 동무들하고 손에 손을 잡았습니다. 두 세 명의 아이들은 앞으로 달려가서 군데군데 서서 기다립니다. 새끼 전차는 “냉냉냉 냉냉냉” 소리소리 지르면서 떠나갑니다. 새끼전차를 타고 싶어서 기다리던 아이들은 호주머니 속에서 무어라도 꺼내놓고 모래 돈이라고 내밀면서 올라탑니다. 그 뒤로도 네 달 정도 책이야기와 놀이를 하면서 지냈습니다. <너하고 안 놀아> 원종찬 지음. 창비/6000원.

이숙양/공부방 활동가 animator-1@hanmail.net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