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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5월 1일 글쓰기 교실

등록 2006-04-30 15:41수정 2006-05-01 17:54

역사적 진실과 역사가의 주관
김대용/공주대사범대학부설고 1학년

1.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과거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란 불가능하다. 미래에 타임머신이 개발될지는 알 수 없으나, 스티븐 호킹의 ‘부친 살해 모순’을 예로 보이면, 누구든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첨단 과학기술로도 불가능한 과거 체험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있으니, 그게 바로 역사이다.

역사란 완전한 과거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남은 과거의 ‘흔적’을 바탕으로 역사가가 사실을 재현하려고 애쓰는 작업이다. 따라서 우리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과거의 사실을 역사가의 손을 빌려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역사를 도대체 어디까지 믿고, 또 어느 부분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김현식이 쓴 <포스트모던 시대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후반부에는 역사가들이 이 질문에 대해 내린 여러 가지 답이 제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 역사를 인간이 쓴 것이므로 역사가의 주관적인 생각을 완벽하게 배제해야 한다는 랑케의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그렇다고 과거 사실이 역사가에 의해 굴절될 때에야 의미를 갖는다는 크로체의 역사해석주의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두 의견을 변증법적으로 발전시킨 카의 주장 쪽으로 힘이 모아진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역사가의 생각을 주체적으로 서술함으로써 독자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역사를 기획한 카의 생각에 나는 동의한다. 비판과 설득을 바탕으로 한 역사야말로 오늘날 의미를 지닌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를 읽는 독자는 끊임없는 판단과 선택을 통해 역사적 진실과 역사가의 주관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이 수용할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연습을 하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역사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2. 역사와 역사소설(또는 역사 드라마)가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역사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역사가의 의견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가의 의견도 따지고 보면, 역사의 진실에 도달하고자 노력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다.

따라서 역사에는 읽는 이로 하여금 역사의 사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길잡이를 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이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보다 해당 시대의 전반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반면에 역사소설이나 역사드라마는 양식적 특성상 독자에게 읽는 즐거움을 주려는 목적이 강하다. 역사가 간추림이라면, 역사소설은 살붙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역사소설은 역사적 사실에 세부적인 내용을 덧붙여 흥미를 유발하려고 노력한다. 특정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소설이 비록 허구라 하더라도 독자가 역사 속에 자신을 투영하여 대리만족을 얻는다면, 어떤 의미에서 역사에 비해 오히려 ‘유희’에 그치기보다는 진실을 추구하는 성향이 더 강하다고 할 수도 있다.


[평] 책 읽고 자기 생각 모아가는 과정 흥미로워

저는 아이들과 책 읽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합니다. 한 달에 공통 주제를 정하여 아이들과 같이 한두 권의 책을 읽고 생각을 모아 봅니다. 이번 4월의 주제는 “우리에게 역사란 무엇인가”이고, 읽은 책은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와 김현식의 <포스트모던 시대의 역사란 무엇인가>입니다. 위 글은 이 과정에서 나온 글입니다. 아직 생각이 미숙하여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도 서툴지만, 생각을 모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허왕욱/공주대사범대학부설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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