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업계 ‘이단아’
청담어학원 김영화 대표
청담어학원 김영화 대표
청담어학원 김영화(54) 대표는 학원업계에선 이단아다. 전국적으로 35개 프랜차이즈 지사가 있지만, 입시 강좌는 없다. 문법과 독해 위주의 점수 올리기 강좌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대신 14단계로 나누어진 맞춤별 강좌가 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영어를 읽고 해석하는 차원을 넘어 일상적으로 글로 쓰고 말로 표현하는 수업을 듣는다. ‘토론식 영어수업’이 청담어학원 전매특허.
‘그래서 돈이 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김 대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는 “입시와 취업을 위해 혹은 누군가에게 수치로 보여주기 위한 영어 교육은 세계화 현실 속에서 더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생각에 영어는 청소년들이 성인이 돼서 사회생활을 할 때 꼭 필요한 생존기술의 하나다. 따라서 세계공용어로 자리매김하는 영어는 청소년들이 미래의 삶을 펼치는 데 충분한 조력자 구실을 해내야 한다고 그는 믿는다.
“우리 영어교육은 공·사교육을 막론하고 시험 대비용에 그치고 있어요. 대학 나와도 영어로 의사소통도 제대로 못하는 죽은 교육을 받고 있는 거죠. 우리한테 진정 필요한 것은 제2의 국어처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논리적 사고력, 표현 생성력 등을 함께 키워가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지금의 공교육 현실에서도 제대로 된 영어교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인 문형과 생활영어를 외우고, 들은 것을 글로 쓰거나 말로 요약해서 표현하는 수업은 학생 수가 많고 교사 연수를 추가로 시키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이 어느 정도 정착하면 이후엔 영어로 쓰고 말하기도 어렵지 않게 이뤄질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교육당국과 교사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입시 준비하기에도 바쁘다, 교육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등 핑계나 대며 실천하지 않는 게 문제입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이 생존도구로서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는 게 꿈이다. 이를 위해 2곳의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원 30여명을 확보했다. 또 강사로 뛰고 있는 원어민 200여명을 콘텐츠 개발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있다. 콘텐츠 개발이 완료되면 우선 영어마을이나 방과후 프로그램에 지원할 생각이다. 물론 공교육 현장에 보급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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