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유네스코 아태교육원이 국제이해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마련한 ‘평화교실’에서 네팔, 스리랑카, 인도, 한국 학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한 사람이 가진 신념이 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그렇게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지죠 우리 아이들의 힘으로”
그렇게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지죠 우리 아이들의 힘으로”
● 인터뷰/ 토 스위힌 오스트레일리아 그리피스 대학 교수, 유네스코 아태국제이해교육원 임원 “요즘 한국에서 혼혈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 문제가 자주 거론되는 것을 아주 반갑게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평화와 공존을 이야기해야 하고, 그러려면 먼저 부모와 교사가 변해야 합니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교육원 임원으로 지난달 회의 참석차 한국에 온 토 스위힌(58) 교수는 “혼혈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뜨거운 관심이, 공교육 안에서 국제이해교육을 둘러싼 활발한 토론과 실천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0여년 동안 캐나다, 자메이카, 일본 등 세계 각국을 다니며 종교와 인종, 문명을 뛰어넘어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국제이해교육’에 힘써왔고, 지금은 오스트레일리아 그리피스 대학에서 ‘다신념(multi-faith) 센터’ 를 이끌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나 캐나다 같은 다인종 국가에서는 예전에 백인이 아닌 이들을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통합’이라는 개념에 공감합니다. 캐나다 필리핀인 엄마를 둔 아이에게 한국어, 한국문화를 빠른 속도로 습득하고 그것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은 폭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 살면서 자신의 반쪽을 계속에서 부인한다면, 그 아이는 자아존중감을 갖기 어렵겠죠. ” 중국이나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 여성들과 한국 남성의 결혼이 늘면서, 그 자녀들의 양육에 빨간불이 켜졌다. 학부모와 교사, 또래 친구들로부터 순식간에 ‘왕따’가 된 아이들은 학교 밖을 맴돈다. 스위힌 교수는 이들이 교실 안에서 행복해지려면, 어른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상대방을 존중하라고 하면 우선 ‘동정심’을 떠올리는데, 우리가 느껴야 할 것은 ‘책임감’입니다. 친구를 불쌍하게 생각하는 것과 인종차별, 환경파괴, 빈부격차 등 자신과 관련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르죠. 이런 책임감은 일방적으로 강의를 하고 시험을 보는 방식으로는 길러질 수 없습니다. 우선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깨닫고, 다양한 참여 활동을 통해서 다른 친구들 역시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비판적인 태도를 기르고 세상을 보는 눈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 학부모와 교사가 먼저 인식을 바꿔 아이들을 책임감 있는 ‘세계 시민’으로 기르자는 주장은 얼핏 원론적으로 들리지만, 그는 간단한 참여 활동을 통해 이런 일들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토 스위힌/ 오스트레일리아 그리피스 대학 교수, 유네스코 아태국제이해교육원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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