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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우리학교엔 이런 선생님이 필요해요

등록 2006-08-02 16:45

지난달 11일 열린 첫번째 길거리 수업, 2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학교측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길거리 수업에 참여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지난달 11일 열린 첫번째 길거리 수업, 2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학교측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길거리 수업에 참여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인터뷰]‘길거리수업’ 문자로 알린 동일여고 학생
동일여고에서 파면당한 조연희, 박승진, 음영소 교사. 이후 이어지는 길거리수업은 해직교사들과 동일여고 학생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파면교사들의 복직은 아직 임시이사파견의 요구와 맞물려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교육의 당사자인 학생,교사, 학부모들이 이 문제에 어떻게 나서는가가 문제 해결의 큰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길거리수업에서 보여주었던 것과 같이 동일여고의 학생들의 여론과 행동도 사태해결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길거리 수업’으로 표현된 학생들의 분노

지난 7월부터 동일여고에서 파면당한 조연희 교사가 길거리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조 교사의 길거리 수업은 학교 측에서 길거리 수업 참여를 막는 상황에서도 매 수업 때마다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꼬박꼬박 자리를 지켜 지역주민들과 네티즌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학생들이 길거리 수업에 참여하는 것은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학생들은 수행평가 점수 등을 교사가 채점하는 상황에서 교사의 눈 밖에 날 수 있는 상황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길거리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 따르면 파면교사에 대해 지지를 하지만 학교의 감시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다.

‘길거리 수업에 참여하자’

그러나 학생들의 자그만한 항쟁은 계속되고 있다. 길거리 수업에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길거리 수업에 참여하자’는 문자를 돌리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들은 이 때문에 교무실에 불러가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있는지’를 추궁받기도 했다. 바이러스는 취재 끝에 ‘길거리수업에 참여하자’는 문자를 보낸 김선은(고2·가명)양을 만날 수 있었다.

김양은 “학생들이 학교에 많은 불만을 갖고 있어요”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김양은 “학생들 보는 앞에서 기절한채로 끌려나가는 박승진 선생님의 모습을 학생들은 기억하고 있어요”라며 당시 당혹스러웠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미 동일학원의 비리를 사실을 알고 있는 학생들은 파면된 교사들을 도와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와야할지를 몰랐다. “뭔가를 하면서 파면당한 선생님을 도와주고 싶은데, 도우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아 주저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어요”

조연희 교사가 길거리 수업은 답답했던 학생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학생들은 참여는 몇번의 길거리수업에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처음엔 학교가 이야기하는 것과 파면교사들이 이야기하는 게 너무 달라 사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는 김선은 양은 이제 첫 번째 길거리 수업에 참가하면서 파면당한 교사들이 옳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누구보다 먼저 길거리 수업에 참여하자는 문자를 돌리는 등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섰다.

길거리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길거리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무엇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해직 선생님들을 계속 도울 겁니다.

김선은 양을 더욱 놀랍게 한 것은 문자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이 자신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학교 측은 ‘길거리수업에 참여하자, 파면철회를 위한 탄원서에 서명하자’는 문자가 학생들 사이에서 돌자 몇몇 학생들을 교무실로 소집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주춤하지 않았다. 김선은 양과 그의 친구들은 동일학원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책위에서 촛불문화제에 참가해 시민들에게 직접 촛불을 나눠주기 까지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우리가 이렇게 반발하는데 학교에서 (해직을)철회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돌고있어요. 아이들 사이에 학교에 대한 반발심도 커지고 있구요. 비리를 저지른 학교가 비리를 폭로한 교사를 파면시켰다는...”

1학기 길거리 수업은 끝마치고 동일여고는 긴 방학에 돌입했다. 파면교사를 지지하는 학생들도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파면이 해결될 때까지 적극적인 개입을 놓치지 않을테세다. 김양은 “무엇을 할지 모르겠지만, 해직당한 교사들을 계속 돕고 싶어요”라며 “일단 탄원서를 직접 써서 법원에 제출할 생각이에요”라고 밝혔다.

“조연희 선생님 수업에 참여했던 애들은 다같이 수업이 너무 좋다고 말해요. 지금 우리 문학 수업을 보면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수업이거든요. 하지만 조연희 선생님은 수업을 하며 학생들의 의견과 생각을 물어봐요. 이렇게 수업 잘하는 교사가 학교에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요?”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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