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청 성동민씨 명퇴 서울예대 문창과 교수로
글쓰는 경찰관 성동민(55·전남경찰청 정보통신담당관) 총경이 14일 명예퇴직과 함께 2학기부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전임교수로 희곡·시나리오 창작기법을 강의한다.
정년이 3년 남았지만 평소 꿈꾸던 문학의 길을 걷기 위해서다. 경찰서장급인 총경 직위를 포기하는 것은 드문 일로, 그의 결심은 경찰 내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70학번인 그는 연세대 학보사 기자로 생활하다 육군 장교로 입대해 대북심리전 전문가로 활동했다. 군 복무중인 79년 문학을 향한 열정으로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다시 입학해 본격 문학수업을 시작했다.
80년 〈시대문학〉에서 희곡부문 신인상을 받아 등단한 그는 82년 인기를 모았던 텔레비전 드라마 〈전우〉 대본을 썼고, 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나리오가 당선됐다. 신분은 군인이었지만 글쓰는 문학인이었던 셈이다. 그는 “표류해 온 북쪽 소년이 자진해 월남한 것처럼 남쪽이 조작했다는 시나리오가 신춘문예에 당선되자 정보당국이 조사를 나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92년 중령 예편 뒤 경찰에 경정으로 특채돼 경찰대 교재 〈심리전〉을 집필하기도 했다. 경찰청 공보실에서 총경으로 승진해 경기 일산경찰서장으로 지역 치안을 맡으면서도 글공부를 지속했다.
2004년 동국대에서 남북한 전시소설을 비교한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아 경찰출신 첫 문학박사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톨스토이가 72살 때 〈부활〉을 썼듯이 시대상황을 조명하는 대작을 쓰고 싶다”며 “군대와 경찰 경험이 문학활동에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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