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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구상부터 판매까지 총괄 ‘제품의 어머니’

등록 2006-08-27 17:25수정 2006-08-28 12:01

프로덕트 매니저 정재영씨
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가을대추’,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17차’. 요즘 히트치는 상품들이다. 인기의 요인을 따져보면 맛이 좋거나 이름이 호소력이 있거나 마케팅 전략이 훌륭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제품은 회사의 어느 한 부서에서만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첫 구상부터 판매까지 모든 것이 일관되게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처럼 시장조사부터 구상·기획, 출시, 생산, 마케팅 등 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전략을 짜고 책임을 지는 사람을 프로덕트 매니저라고 한다. 즉 ‘한 제품의 어머니’ 같은 존재가 프로덕트 매니저다.

매일유업 정재영(30)씨는 올해로 4년째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현재 그가 맡고 있는 제품 분야는 발효유. ‘도마슈노’, ‘엔요’, ‘구트’ 등 대여섯 개의 브랜드를 그가 관리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제품은 혈압 발효유 ‘구트 다운’. 대부분의 발효유가 위나 장 기능을 돕는 기능을 갖고 있는 반면 이 제품은 위 기능성에 혈압을 낮춰주는 기능까지 더했다. 이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2년. 100ml 발효유 하나 만드는데 무슨 2년이냐고 하자 그는 “맨 땅에 헤딩하는 게 뭔지 아냐”고 되물었다.

“시장조사를 하고, 주변 사람들의 행태를 관찰하고, 제품화할 수 있는 새로운 학술성과들을 검색했어요. 외국 사례도 광범위하게 살폈죠. 서너달간 조사를 했더니 기능성 발효유 시장이 세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고혈압을 테마로 하는 제품을 만들기로 결정한 거죠.”

제품 콘셉트가 결정되고 나자, 원료를 찾거나 제조법을 개발해야 했고, 이전에는 없던 제품이었던 만큼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세워야 했다. 핀란드까지 날아가 특허 제휴를 맺었고, 혈압에 관심있는 40대 이상을 집중공략할 수 있는 판촉 전략을 세우느라 그는 진이 다 빠졌다고 털어놨다.

정씨가 보기에 프로덕트 매니저는 방송국 피디와 비슷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방송 프로그램이 시청률로 평가를 받듯이, 신제품은 판매고라는 소비자 반응을 곧바로 맞닥뜨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신제품 100개 가운데 한 개 정도가 히트를 친다고 하는데, 이렇게 본다면 프로덕트 매니저는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직업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매출이라는 분명한 수치로 나타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과가 나면 인센티브를 확실히 받을 수 있는 직종이기도 하다. 또한 몇 개의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내면 어디에 가든지 ‘어떤 제품을 만들어 낸 사람’으로 기억돼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정씨는 프로덕트 매니저는 종합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자격이 많다고 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화할 수 있는 기획력,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결단력, 시장과 트렌드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분석력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 능력과 원만한 대인관계도 필수.

관련 전공으로는 경영학이나 경제학, 신문방송학, 광고홍보학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어떤 전공자라도 무난하다. 자신의 전공과 제품 카테고리가 맞으면 된다. 가령 식품영양학이나 축산학 전공자는 식품 프로덕트 매니저를 할 수 있고, 자동차공학 전공자는 차 회사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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