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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하인스워드가 흑인혼혈이 아니었다면?

등록 2006-11-20 16:32

한국아동단체협의회는 를 18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한국아동단체협의회는 를 18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했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아시아 소수 아동·청소년 인권토론회 열려
이주·혼혈·새터민 아동 청소년의 현실을 이해하고 소수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깨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아동단체협의회(회장 변주선)는 18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아시아 소수 아동·청소년 인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YMCA,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무지개청소년센터, 펄벅재단 등 31개 단체가 함께했으며 200여명의 청소년, 관련단체 지도자가 참석했다.

임송자 한국아동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 사무총장은 협의회는 아시아 소수 청소년이 한자리에 모여 어울리면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서로 다름을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마련코자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2002년 UN아동 특별총회에 참가한 이후 3년째 ‘대한민국 아동총회’를 열어왔다. 특히 올해는 영남, 충청, 호남권 지역에서 ‘차별, 그 벽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진행했던 총회의 모범사례를 모아 인권토론회를 진행했다. 임 사무총장은 “청소년 준비위원이 스스로 토론회를 기획하고 직접 발제를 준비해 온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차별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로

토론회는 ‘소수 청소년의 삶과 인권’에 대한 주제영상상영, 전문가의 기조강연, 토론마당, 소통과 나눔의 시간으로 진행됐다.

특히 토론마당에서는 미등록 이주, 혼혈, 새터민 아동·청소년의 삶과 인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분야별로 상세한 토론이 이뤄졌다.

그 가운데 혼혈아동·청소년의 삶과 청소년의 인권 부분을 맡은 대한민국청소년의회는 한국계흑인혼혈인 하인스 워드선수와 가수 인순이, 배우 다니엘헤니 등의 사례를 들며 피부색으로 선입견을 갖고 차별하는 사회적 풍토를 꼬집었다.

미식축구 영웅으로 불리는 하인스 워드가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데는 운동선수으로 뛰어난 기량도 있지만, 흑인계한국 혼혈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는 것. 또한 하인스워드 열풍 이후 사회적으로 소수 혼혈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 강화를 주장하는 여론이 형성됐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이끌지는 못했다는 주장이다.

발제자로 나선 한세온(안양외고2)양은 단일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면 ‘우리’와 혈통이 다른 외국인은 ‘그들’로 칭하며 차별하는 순혈주의의 모순을 비판했다. 그는 “역사, 도덕교과서에서 ‘단일민족’의 전통을 강조하면 혼혈인에 대한 편견을 주입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흑인 미군장병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박지수(여, 23)씨는 ‘세상에 필요도 없는 나 같은 존재를 왜 태어나게 했는지 부모님을 참 많이 원망했다’며 혼혈인의 설움을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김무곤(대구 영신고3)군은 혼혈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탈북청소년, 미혼모 등 우리사회 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어릴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받아 온 교육의 문제라고 꼬집으며, 소수청소년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참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을 더 이상 없어야

한편 토론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혼혈인에 대해 편견이 생기된 계기와 해결책을 자유롭게 이야기 했다. 대다수의 청소년은 ‘어린나이 혼혈인을 접하면 자신과 다른 것에 거부감을 쉽게 드러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백인계 혼혈아는 영화나 대중매체에서 선진국민의 상징으로 드러나 거부감이 덜하지만 흑인계 혼혈인은 우리보다 못하는 인식이 팽배했다.

유아셀(안양 동안고2)양은 교회에서 만난 외국인을 통해 선입견이 깨진 사례를 털어놓았다. “케냐와 필리핀에서 온 사람을 만났을 때, 무의식중에 그쪽 나라면 불법체류자나 3D업종에 종사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알고 보니 공부를 잘해서 국비장학생으로 왔다고 하더라고요. 피부색에 따라 인종을 차별하는 사회적 편견이 나도 모르게 잠재돼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참 씁쓸했어요.”

서울방배유스센터 인권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다는 김재동(서울고)군 소수청소년에 대한 편견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잘못을 깨닫는다면 바로잡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 “학교에서는 소수청소년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아요. 인권토론회나 교육을 통해 그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토론회는 ‘소통과 나눔’ 시간을 통해 청소년의 마음으로 노래하는 그룹 ‘엑기스’의 랩공연을 감상하고 셋넷학교 박상영 교장과 함께하는 어울 한마당에 참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주최 측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소수청소년들의 삶을 이해하고 서로를 고통을 공유하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과 책무를 다하는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했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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