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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선행학습보단 달라진 환경 적응력 키워야

등록 2006-12-17 15:47수정 2006-12-17 16:09

중학교에 입학하면 수업 시간이 늘고 수업 방식도 달라진다. 교복 차림으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아이들에겐 낯선 일이다. 사진은 서울 동도중학교 입학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신입생들. <한겨레> 자료사진
중학교에 입학하면 수업 시간이 늘고 수업 방식도 달라진다. 교복 차림으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아이들에겐 낯선 일이다. 사진은 서울 동도중학교 입학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신입생들. <한겨레> 자료사진
늘어난 과목수, 길어진 수업시간
‘풀이과정’도 알아야 하는 중등수학
듣고 읽은 내용 정리 습관 길러야
신무읽고 토론하기, 한자공부 도움
■ 예비 중1의 ‘겨울나기’ 이렇게 준비해요 ■

겨울방학을 앞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어깨가 무겁다. 유년기 끝자락을 지나 청소년기 초입에 들어선다는 감회에 젖을 새도 없이, 온·오프라인 보습학원들이 일찌감치 마련한 ‘예비 중학생을 위한 겨울방학 특강’을 수강하면서 과목별 ‘선행학습’을 시작한다. 그러나 수학·영어를 중심으로 6개월~1년 동안 배울 내용을 미리 공부하는 것은 정작 큰 보탬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우선 물리적인 환경 변화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 담임 선생님의 얼굴을 조회·종례 시간에만 잠깐씩 본다는 사실이 새롭고, 늘어난 과목 수만큼이나 많은 선생님들과 대면하는 것도 쉽지 않다. 5분 길어진 수업시간과 낯선 친구들도 중학 1학년생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을 준다.

수업 방식이 바뀌면서 요구되는 학습 방법도 달라진다. 초등학교 수업이 선생님과 함께하는 ‘학습활동’ 위주였다면, 중학교 수업은 과목별 담당 선생님의 ‘강의’를 스스로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두 과목 미리 공부한다고 해서 이처럼 180도 달라진 환경에 금세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예비 중학생들의 이번 겨울방학은 달라진 환경에 좀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적응력’을 기르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중학교 공부 이렇게 달라진다

각종 선행학습 기관에서는 영어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중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은 영어보다 국어를 더 어렵게 느낀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와 학원에서 영어 공부를 해 온 아이들에게 중학 1학년 영어는 그다지 어려운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 ‘듣고 읽고 표현하기’를 주로 하다가 ‘텍스트 분석’이 중심인 중학교 국어 수업을 들으면 어리둥절하다. ‘외형률, 내재율’같은 어려운 한자어가 동원되는 현실도 버겁다.

정답 만큼이나 풀이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중등 수학도 아이들이 넘어야할 산이다. 초등학교 때는 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 가지 방법이 있고, 이를 적용해 정답을 맞추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고교에서 배우는 중등 수학은 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여러가지 방법(공식)이 동원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적용해 문제풀이를 하도록 요구한다. 또 초등학교 때는 하나의 수학 지식을 반복적·점층적으로 심화하는 ‘나선형’ 학습이 이루어졌으나 중학교 때부터는 해당 학년에서 해당 단원을 숙지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힘든 ‘수직형’ 학습을 하게 된다.


이른바 ‘암기과목’의 수가 늘고 분량도 많아진다. 아이들은 어디에 밑줄을 긋고 무엇을 외야 할 지 몰라 헤맨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한 것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시해 두는 것, 교과서 한 단락을 읽으면서 핵심 내용이나 주제어를 골라내는 것은 중학 새내기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교과 선생님마다 설명하는 방법, 강조하는 방법이 다르니 그것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생활 속에서 흔히 쓰이는 한자어를 알아두면, 중학교 교과 수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방학 기간에 열리는 한자교실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이 한자를 배우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생활 속에서 흔히 쓰이는 한자어를 알아두면, 중학교 교과 수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방학 기간에 열리는 한자교실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이 한자를 배우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렇게 준비하자

예비 중학생들의 적응력 기르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거나 읽은 내용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차곡차곡 정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텍스트를 분석하는 국어 교과, 분량은 늘었는데 선생님이 일일이 공부법을 알려주지 않는 암기과목을 공부하려면 선생님의 강의와 주어진 텍스트를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즐겨 읽었던 책이나 미리 구입한 중학 교과서, 신문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각종 텍스트를 읽고, 요약하고, 핵심 내용을 말로 표현해 보는 것이 한 방법이다. 또래 친구들끼리 모여 책을 읽고, 각자 책읽기 공책을 만든 뒤 함께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은 가장 추천할 만하다. 사회를 비롯해 흔히 ‘암기과목’이라고 하는 과목들도 맥락없이 무작정 외기만 하는 과목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단원에서는 무엇을 공부하도록 되어 있는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 따져보며 공부해야 헛수고를 안하고, 재미도 느끼게 된다.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한자어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이야기 방식으로 풀어낸 고사성어 책은 한자를 친숙하게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 어려운 한자를 쓰면서 외기 보다는, ‘감사합니다’의 ‘감사’는 어떤 뜻을 가진 한자인지 알아보는 식으로, 평소 우리말처럼 쓰이는 한자 위주로 공부하면서 전체적인 ‘감’을 익히는 것이 먼저다. ‘바람 풍’을 알면서 ‘풍차’의 ‘풍’이 바로 그 한자인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수학 문제를 풀 때 무조건 써내려가지 말고, 잠시 시간을 갖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습관을 기른다. 문제를 못 풀면 정답부터 들춰보는 버릇은 버려야 한다. 초등 수학이 경험적 사실(선생님이 가르쳐 준 방법)을 바탕으로 답을 구하는데 목적이 있다면, 중등 수학은 ‘증명’이라는 논리적이고 총체적인 사고 과정을 학습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아이 스스로 깨닫고 즐길 수 있어야 수학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미리 몇 가지 공식을 외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평소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문제를 풀어보면서, 문제 풀이 습관을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도움말 : 신희구 서울 수유중 연구부장, 이승헌 서울 풍납중 교사, 박동혁 아주대 학습능력개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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