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교과 속의 수학 3
수학개념 쏙쏙 /
과거에는 수학이 생활과 동떨어져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다. 아이들이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물으면 “학교에서 시험을 보니까”라거나 “수학 성적이 대학 입시에 중요하니까”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많았다. 지금까지는 열심히 수학을 배우고 가르치는 이유가 단지 시험 성적 때문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학은 생활이다’라는 생각이 퍼지면서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수학을 배워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라고 하면 마땅히 적절한 예를 떠올리기는 여전히 힘들다. 초등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량이 최근 몇 년간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아는 데에도 수학이 필요하다”는 식의 예를 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수퍼마켓에서 물건 값 계산하기 위해!”라고 하는 것은 너무 궁색하지 않은가.
수학에서는 계산만 배우는 게 아니라 도형도 배우고, 방정식도 배우고 함수도 배운다. ‘계산’ 이상의 적절한 예를 아이들이 배우는 여러 교과에서 찾아서 보여주면 수학이 ‘생활’ 속에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과 수학이 관련이 깊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둘의 관련성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다음은 3학년 음악 교과서에 있는 내용으로, <실구대>라는 노래를 장구로 장단을 치며 부르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다.
장구로 장단을 잘 맞추려면 악보(정간보)를 잘 봐야 한다. ⓛ이 그려져 있으면 북편과 채편을 함께 쳐야 한다. 그렇지 않고 채편만 친다든지 북편만 친다든지 하면 연주가 잘 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ㅣ이 그려져 있으면 반드시 채편만 쳐야 하고, ○이 그려져 있으면 북편만 쳐야 한다. ‘ⓛ=덩,ㅣ=덕, ○=쿵’으로, 장구의 구음과 그 구음을 의미하는 부호는 서로 일대일 대응이다.
이번엔 수학 문제를 보자. 다음은 5학년 1학기 수학 익힘책에 있는 내용이다.
<5-가, 익힘책 148쪽>
첫 번째 문제를 보면 T가 두 번, W가 두 번, O가 세 번 나온다.
이 문제의 답은 여러 가지인데, 그 중 한 가지는 T=7, W=3, O=4인 경우다.
이런 경우 또한 문자 하나에 숫자가 하나씩 짝지어져서, T=7, W=3, O=4이다. 그러고 보니 음악 책에서 부호 하나에 구음이 각각 하나씩 짝지어져 있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음악에서 악보에 그려진 부호들을 보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수학에서 문자와 숫자를 대응하는 것과 그 원리가 같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미술은 어떨까.
3학년 미술책 첫 장을 넘기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활동에서 다음 그림이 제시돼 있다.
선인장에는 수많은 가시가 있지만 그 가시들을 무시하고 보면 동글동글한 ‘원’ 모양을 볼 수 있다. 무궁화마다 꽃잎의 색도 조금씩 다르고 꽃잎 모양도 다르지만 그런 세세한 것을 무시하고 보면 ‘오각형’을 볼 수 있다. 무궁화를 아주 사실적으로 똑같이 그릴 수도 있지만 무궁화에서 본 오각형 여러 개를 그리고 제목을 ‘무궁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학에서 배우는 ‘도형’도 사실은 자연에 있는 모양에서 나왔다. 도형은 수학에서 먼저 나온 게 아니라 이미 자연 속에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로 노래도 부르고 그림도 그린다. 이런 우리의 평범한 일상 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수학은 늘 들어 있었다. 그것들을 한데 모아 좀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는 것이 바로 수학이다.
강미선/<행복한 수학 초등학교> 저자 upmmt@hanmail.net
이번엔 수학 문제를 보자. 다음은 5학년 1학기 수학 익힘책에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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