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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청소년 인권운동단체] 사회에 불만있냐구요?

등록 2007-03-04 18:12

전국의 크고작은 청소년 인권운동단체들은 최근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등 연대 기구를 중심으로, 소통의 폭을 넓히고 문턱을 낮추는 일에 힘쓰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14일 청소년 인권 운동 단체들이 ‘청소년 인권 행동의 날’을 선포하고 서울 광화문에서 두발자유선언 집회를 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전국의 크고작은 청소년 인권운동단체들은 최근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등 연대 기구를 중심으로, 소통의 폭을 넓히고 문턱을 낮추는 일에 힘쓰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14일 청소년 인권 운동 단체들이 ‘청소년 인권 행동의 날’을 선포하고 서울 광화문에서 두발자유선언 집회를 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학교 울타리 넘어 소통하며
청소년의 인권침해·차별문제
스스로 찾아보고 열띤 토론
행복한 학창생활 찾는 길입니다.

지난달 27일 밤, 청소년 반전·평화 네트워크인 ‘전쟁을 반대하는 청소년 모임’의 이슬기(20) 간사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날아왔다. “아프간에서 한국군이 죽었대요. 행사 준비를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곧 비슷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잇따랐고, 전쟁을 반대하는 청소년 모임 회원들은 그날 밤을 꼬박 새우며 연락을 주고 받았다.

당시 이들이 준비한 ‘행사’는 지난 3일 서울 중구 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에서 ‘청소년들의 반전평화 공감’이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영화 <관타나모>를 함께 감상한 뒤 이라크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청소년들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관타나모>는 테러 용의자로 몰려 미군 관타나모 기지에 2년 동안 갖혀 있었던 파키스탄계 영국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행사를 준비한 ‘전쟁을 반대하는 청소년 모임’(cafe.naver.com/youthpeace)은 사실 단일한 조직이나 단체가 아니다. 청소년 간디자유학교 반전동아리, 교육공동체 나다, 청소년 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청소년 인권운동 단체들과 반전·평화에 관심있는 개인 회원들이 소통하고 연대하는 ‘마당’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슬기 간사는 “따로 활동하던 청소년 단체들이 지난해부터 사안별로 연대해 크고 작은 행사를 적극적으로 꾸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는 청소년 인권운동단체는 10곳이 채 안되지만, 그 내용만큼은 어떤 엔지오(NGO) 못지 않게 알차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회원인 고등학교 1학년 김정엽(17)군은 여성, 동성애자, 장애인 등 ‘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아 청소년 인권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아수나로 인터넷 카페를 ‘진지’로 삼아, ‘전쟁을 반대하는 청소년 모임’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또다른 청소년 단체 연대기구인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안에 소수자 인권문제 연구팀을 꾸리는 등 전방위로 활약하고 있다. 청소년 다함께 소속인 고등학교 2학년 성하림(17)양은 최근 이슈를 소재로 강연과 토론을 벌이는 청소년 포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한편으로는 민주노동당 청소년위원회를 통해 ‘학생인권법’을 만드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성양은 “토론과 논술이 중요하다고들 하면서 지구온난화나 인간복제 문제만 얘기하는데, 청소년들 자신이 겪는 인권침해 문제나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차별·억압의 문제에 대해서는 왜 토론하면 안 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학생인권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학생회의 토론 기능이 살아나고 진정한 자치기구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27일에는 이처럼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인권활동가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가 마련한 워크숍에서, 40여명의 참가자들은 2007년을 학교 안에서 ‘별난 아이’ 취급을 받으며 섬처럼 ‘고립’돼 있는 인권활동가, 또는 인권 문제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 학교 울타리를 넘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해로 정했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소속 이슬(18)양은 “올해는 청소년 인권운동이 사회에 불만 있는 아이들이 모여서 시위를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없애고, 나와 친구들, 그리고 후배들이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활동이라는 인식을 심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는 청소년 인권운동단체 가운데 특정 학교나 엔지오 안에서 학생 동아리 형식으로 운영되는 곳을 빼고,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면서 전국적으로 온라인 회원을 모집하는 단체들을 소개한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cafe.naver.com/asunaro)

2004년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모여 공부하는 청소년인권연구포럼으로 출발해 서울, 광주, 부산, 울산 등에 지역 모임을 가진 청소년 인권운동단체로 성장했다. 두발규제, 강제 야간자율학습, 10대 동성애자 문제, 장애청소년 문제 등 학교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며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수나로’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의 소설 <엑소더스>에 나오는 청소년단체 이름에서 따왔다.

청소년 다함께 (blog.naver.com/youthatg)

온라인 회원수 1천5백명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청소년 인권운동단체. 두발규제나 체벌 등 청소년들이 당면한 문제뿐 아니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북한 핵문제 같은 시사 이슈에 대해 청소년들의 생각과 주장을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 포럼을 열어 최근 이슈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고, 참석한 회원들끼리 주제 토론도 한다.

청소년인권모임 나르샤 (cafe.daum.net/jbhumanrights)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던 청소년들이 서로 소식을 주고 받으며 함께 활동하다가 전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면서 100여명의 회원을 가진 단체로 성장했다. 청소년 인권 소식지 <오답승리의 희망>을 발간하고 있다.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cafe.daum.net/youthhr)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 인권활동가들의 소통과 연대를 목표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민주노동당 청소년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청소년인권모임 나르샤 등 5개 단체가 소속돼 있으며, 특정 단체에 소속돼 있지 않은 전국 청소년 활동가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청소년 인권운동의 문턱을 낮추는 일에 힘쓰고 있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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