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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9 21:33 수정 : 2005.01.09 21:33


엘프 2003년, 감독 존 파브로, 주연 윌 페렐, 제임스 칸 등

이 영화는 산타클로스의 선물 보따리에 몰래 들어가 북극의 엘프 마을에서 자란 한 남자가 가족을 찾기 위해 인간의 도시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가족영화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다소 의외로 느껴지겠지만, <엘프>(사진)는 2003년 미국에서 개봉돼 <매트릭스 3>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영화 속에서 주장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정신’이 먹혀 들어간 놀라운 영화이기도 하다.

엘프는 스칸디나비아에서 옛날부터 이야기로 전해 내려오는 초자연적 존재인 요정이다. 어릴 때부터 엘프 마을에서 자란 버디(윌 페렐)는 어느 날 자신이 인간임을 알게 되고 아버지를 찾아서 뉴욕으로 떠나게 된다. 먼 길을 떠나는 그를 위해 산타클로스와 눈사람 레옹은 여러 가지를 충고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눈사람 레옹이 버디에게 절대로 먹지 말라고 한 노란 눈이다. 여기서 말하는 노란 눈이 단순히 오염된 눈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소변에 젖은 눈을 말한다.

순록이 끄는 썰매의 고향인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라플란드에는 겨울철 축제 때 아마니타 무스카리아 버섯(광대버섯이나 파리버섯으로도 불린다)을 먹었다. 이 버섯은 동화의 삽화에 자주 등장하는 물방울 무늬의 예쁜 버섯으로 전 세계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독버섯이다. 아마니타 버섯은 고대 인도에서는 소마(Soma)로 불리며 신성하게 다뤄졌고, 다른 여러 민족의 제사 의식에도 사용됐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 버섯에 이보텐산과 무시몰이라는 환각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무시몰을 먹게 되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생생한 환각에 빠져든다고 한다. 스칸디나비아와 같이 북쪽에서는 이 아마니타 버섯이 비싼 가격에 거래되었기 때문에 가난한 농부들은 이 버섯을 구할 수 없었다. 무당의 의식이나 부자들의 파티에서 무당이나 부자들은 아마니타 버섯을 먹고는 눈 위에 소변을 봤다. 그러면 가난한 마을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눈을 먹었다고 한다. 소변에 젖은 눈을 먹은 이유는 이 버섯의 환각 성분이 소변 속에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인데, 대여섯 번까지 재활용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순록도 아마니타 버섯이나 노란 눈을 먹었다고 하는데, 환각에 빠진 목자들이나 농부들의 눈에는 순록이 마치 날으는 것 같이 보였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라플란드 지역에 하늘을 날으는 순록 이야기가 많은 이유라고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먹은 버섯 또한 이 버섯일 가능성이 큰데, 루이스 캐럴의 친구 중에 버섯 전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믿음과 사랑이 가득한 <엘프>를 보고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고 나도 크리스마스 정신을 해친 나쁜 사람 명단에 올라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원석/김천중앙고 교사 nettrek@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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