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광부 아들 빌리의 발레리노 꿈, 빌리 엘리어트

등록 2007-03-25 16:36

1318 리포트 / 빌리 엘리어트…영화 뛰어넘은 기막힌 심리묘사

“막상 춤추기 시작하면 내가 뭘 하고 있는지 하나도 안 느껴지고…, 그래요, 마치 내가 공중 속으로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내 몸 안에 불길이 치솟고 난 거기서 날아가요. 마치 새처럼요, 마치 전기처럼요….” 춤출 때 어떤 기분이 드느냐고 묻는 로열 발레학교 심사위원의 말에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못하다가 꿈꾸듯 빌리가 중얼거린 말이다.

6년 전 이미 영화로 뜨거운 감동과 신선한 웃음을 선물해 줬던 <빌리 엘리어트>(프로메테우스 펴냄)가 멜빈 버지스에 의해 새롭게 소설로 태어났다. 소설을 영화로 만들기도 어려운 터에 이미 성공한 영화를 소설로 만들 생각을 하다니! 더구나 영상과 음악을 빼버리면 도저히 맛이 살아나지 않을 것 같은 발레리노 이야기를 어떻게 소설로 다시 써볼 생각을 했을까? 그런데 버지스는 그 일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빌리는 영국 북부 탄광촌에서, 탄광을 폐쇄하려는 정부에 맞서 몇 달째 파업 투쟁하고 있는 아빠와 형, 한 때 발레리나를 꿈꾸었던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12살 난 사내아이다. 빌리는 열쇠를 건네주러 발레 교습소에 갔다가 얼떨결에 발레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된다. 호모로 놀림 당하는 친구 마이클과 발레 교습소 윌킨슨 선생님 외에는 그 누구도 빌리의 춤을 인정하지 않는, 찢어지게 가난하고 외로운 빌리. 아빠와 형은 태어난 이래 광부 외에 다른 직업은 생각해 본 일도 없고, 더구나 발레는 ‘전혀 남자답지 못한’ 수치스러운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어서 빌리는 숨어서 춤을 출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빌리의 천재성을 알아챈 윌킨슨 선생님 때문에 빌리가 춤추고 있다는 사실이 식구들에게 알려지고, 아빠와 형은 경악과 수치스러움으로 부들부들 떤다. 그러나 날고 튀는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한 바탕 치르고 난 뒤, 아빠는 ‘내 아들 빌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후원하기 위해 ‘배신자’라는 오명을 무릅쓰고 갱도로 들어가려 한다.

그들은 그랬다. 가난하고 거칠고 덜 깨이고 서로 전혀 다른 꿈들을 꾸고 있었지만, 순수하고 정의롭고, 오랜 관습과 편견을 넘어설 수 있는 사랑과 용기가 있었다.

작품의 미덕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빌리, 재키 엘리어트, 마이클, 토니, 전당포 주인, 조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각자 ‘나’의 관점에서 쓴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재치있고 스릴 넘치게 전개된다. 영화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다중일인칭 시점의 소설로 멋지게 극복돼 버린 것이다. 하, 참, 기가 막히다! 백화현/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회원, 관악중 교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