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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9 22:22 수정 : 2005.01.09 22:22


“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나를 위해.” “일은 나누고 힘은 합치자.”

최근 들어 교실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협동학습의 원리를 잘 보여 주는 말들이다. 협동학습은 학습 능력이 다른 학생들이 공동의 학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둠을 중심으로 함께 공부하는 교수·학습전략이다. 197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경쟁학습의 대안으로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좋은교사운동’의 연구모임 중 하나인 ‘협동학습연구회’는 우리나라 교실에 협동학습의 이론과 실천 사례를 널리 퍼뜨리는 데 큰 구실을 한 교사모임이다.

2000년 2월 서울 대림중 김현섭(36) 교사를 비롯한 3~5명의 교사들이 모여 연구회를 만든 이래 꾸준히 회원수가 늘어 현재는 격주로 열리는 정기모임에 참여하는 연구회원만 100명이 넘는다. 협동학습연구회 홈페이지(educoop.njoyschool.net)를 통해 협동학습 관련 자료와 정보를 나누는 자료회원까지 포함하면 3200여명에 이른다. 연구회원은 주로 지역별로 모여 활동을 하는데, 현재 서울, 부산, 광주, 전남, 안산, 대구, 전주, 서울 북부 등 8개 지역모임이 꾸려져 있다.

연구회원들은 지역별 정기모임에 참여해 협동학습 이론을 공부하고 각자 학교에서 실천한 협동학습 사례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경기 시흥시 시흥중 공은주(39) 교사는 “모임에 나와서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수정·보완을 거쳐 더 나은 수업 방법을 계속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회원들은 교과별 소모임을 통해 각 교과의 수업지도안을 함께 만들기도 한다. 지금까지 중학교 1~3학년 도덕 협동수업 지도안인 〈함께 하는 도덕수업〉 시리즈와 중학교 1학년 국어 협동수업 지도안인 〈신나는 국어수업〉 시리즈를 펴내 일선 학교에 보급했다. 중학교 2, 3학년 국어 지도안은 아직 책자 형태로 묶여 나오지는 않았지만 연구회 홈페이지에서 단원별로 내려받아 볼 수 있다. 연구회 대표인 김현섭 교사는 “앞으로 초등학교 교과 자료집을 포함해 국민 공통 교육과정인 고등학교 1학년까지의 과목별 수업 지도안을 계속 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실 수업의 실질적인 개선을 목표로 삼는 교사모임답게 지역모임별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해 1년 동안 안산모임은 ‘케이건의 협동학습 구조를 활용한 협동적 학급 운영 방안 연구’를 주제로 경기도교육청의 교과교육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밖에 ‘사고력 신장을 위한 사회과 협동학습 수업 모형 개발’(광주모임), ‘영어과 협동학습 수업 모형 개발’(대구모임), ‘긍정적 학습 참여를 위한 협동학습 구조 개발’(부산모임) 등의 연구가 지역모임 차원에서 이뤄졌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적인 연수 프로그램 운영도 연구회의 중요한 활동이다. 연수는 기본과정, 심화과정, 전문과정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기본과정은 협동학습에 관심 있는 교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기본과정을 이수해야 연구회원이 될 자격이 주어진다. 기본과정 연수는 지역모임별로 1년에 1~2차례 실시하는데, 지금까지 30여 차례의 기본과정 연수에 1000여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심화과정은 기본과정을 이수하고 1학기 이상 현장에서 실천한 교사들만 참여할 수 있으며, 전문과정은 심화과정을 이수하고 1년 이상 실천하면서 정기모임에 출석해 활동하는 교사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등 수강 조건이 좀 까다롭다. 경기 광주시 경화여중 김지태(42) 교사는 “기본-심화-전문과정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연수를 준비하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 모임 연수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회 교사들의 교육적 열정과 관심은 협동학습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울모임을 중심으로 다중지능이론으로까지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학생들 사이의 활발한 상호 작용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여 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개인의 독특성을 놓치기 쉬운 협동학습의 단점을 개인의 다양한 지능을 인정하고 극대화하는 다중지능이론이 보완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현섭 교사는 “협동학습을 기반으로 삼아 다중지능이론 등 교실을 개혁할 수 있는 대안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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