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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변’에서 ‘호’로 ‘뢸로 다각형’

등록 2005-01-09 22:32수정 2005-01-09 22:32


중국을 여행하던 중 시장에서 파는 물건 하나에 자꾸 눈길이 갔다. 검은 돌을 깎아서 만든 삼각기둥 모양의 통인데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부풀어 오른 삼각형 모양이었다(그림 1). 이런 삼각형은 성당의 창문 모양에서도 발견된다. 벨기에 노트르담 성당의 창문 모양이 대표적이다(그림 2). 수학에선 이런 삼각형을 ‘뢸로삼각형’이라고 부른다. 뢸로삼각형은 독일의 기계공학자 프란츠 뢸로(1829~1905)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뢸로삼각형은 나중에 방켈 엔진의 기초가 됐다. 이 엔진은 1950년대 펠릭스 방켈에 의해 개발된 회전식 엔진으로 안쪽에 뢸로삼각형이 회전할 수 있도록 돼 있다(그림 3). 그래서 뢸로삼각형을 볼 때마다 장식적 아름다움과 기능적 실용성을 생각하게 된다. 뢸로삼각형을 수학적으로 그려 보자.

관찰하고 추측하기

1. 세 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정삼각형) ABC를 먼저 그리자. 점 A를 중심으로 다른 두 점 B, C가 연결되도록 컴퍼스로 삼각형의 한 변의 길이와 같은 원을 그리면 호 BC가 된다. 같은 방법으로 점 B, 점 C를 중심으로 각각 호 CA, 호 AB를 그릴 수 있다(그림 4). 이렇게 그린 세 개의 호 AB, BC, CA로 둘러싸인 삼각형 모양이 뢸로삼각형이다. 뢸로삼각형 ABC의 특징을 살펴보자. 호 BC 위의 임의의 점을 D, E, F, G라 하고 선분 AD, AE, AF, AG의 길이를 재 보자. 모두 정삼각형 ABC의 한 변과 길이가 같다(그림 5). 같은 방법으로 점 B에서 호 CA 위 임의의 점들과 연결한 선분들의 길이, 점 C에서 호 AB 위 임의의 점들과 연결한 선분들의 길이는 모두 정삼각형 한 변의 길이가 된다. 결국 뢸로삼각형 ABC는 너비가 일정한 도형이다. 반지름의 길이가 같은 세 원을 이용해 뢸로삼각형을 그릴 수도 있다. 세 원의 중심 각각에 원이 두 개씩 지나도록 그리면 하나의 뢸로삼각형이 만들어진다. 직접 컴퍼스를 들고 그려 보라.

2. 정삼각형 외에 정사각형, 정오각형, 정육각형, 정칠각형 등으로 너비가 일정한 도형을 만들 수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도형은 각각 뢸로사각형, 뢸로오각형, 뢸로육각형, 뢸로칠각형 등으로 불린다. 수학에선 이 도형들을 총칭해서 보통 ‘뢸로다각형’이라고 부른다.

영국의 기념주화 중에는 뢸로칠각형인 것이 있다. 악수하듯 연결된 9개의 손이 그려진 50펜스짜리 동전을 예로 들 수 있다(그림 6). 그 이전의 50펜스짜리 동전은 물론 지난해 발행된 50펜스짜리 동전도 뢸로칠각형이다. 우연의 일치인가? 의도적 상징인가? 자유로운 상상은 지식보다 소중하다.

김흥규/서울 광신고 교사 heung13@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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