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미국과 맞장뜬 ‘생쥐’나라

등록 2007-04-08 15:15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뉴욕 침공기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뉴욕 침공기
세계평화 ‘위트 넘치는‘ 호소
1318 책세상 /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뉴욕 침공기

“박사께서는 작은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워낙 특이하고 색다르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으며 별로 중요하지 않은 존재라고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그들 또한 당신의 동포라는 사실을 잊고 계신 겁니다. 그들을 단지 인류 가운데 열등한 존재이거나, 무시해도 될 만한 존재로 생각하시는 겁니다. 그들이 전혀 아무런 비중도 차지하지 못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지요.”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그래서 국제적으로 아무런 비중도 차지하지 못하는 그랜드풴윅공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 미국을 공격한다. 미국은 자신이 그들로부터 공격 받았다는 사실도 모른 채 그랜드펜윅공국에게 패하고 만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아직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미국 앞에 과감히 핵무기를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북한의 일이 떠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던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뉴욕 침공기>(뜨인돌 펴냄)는 1953년 미국에서 출간돼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이다. 원제 <포효하는 생쥐>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강대국의 권리와 이해관계에 의해서만 돌아가는 국제관계에서 힘없고 작은 나라(생쥐로 비유된)가 엄청난 힘을 갖게 된다는 통쾌한 내용이다.

전쟁과 핵무기, 국제관계 등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무겁고 심각하나 소설은 밝고 명랑하며 재치와 위트가 넘친다. 14세기의 생활방식으로 살며 와인 생산이 유일한 수입원인 그랜드펜윅 사람들은 자기 집에 쓰인 목재가 숲의 어떤 나무에서 나온 것이며 어떻게 자랐는지를 기억하고 있다. 와인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줄어들자 와인에 물을 타서 팔자는 ‘희석당’과 절대 그럴 수 없다는 ‘반희석당’으로 나뉘어 싸우는 따뜻하고 유쾌한 인물들과 함께 강대국의 비열하고 약삭빠른 관료들마저 인간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20%의 사람이 80%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만이 아니라 한 나라 안에서도 잘 사는 소수가 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제 이익을 위해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나 몰라라 하는 현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소설이 쓰였던 당시와 다름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 마음 아파하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강대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버리지 않으면서 작은 나라들이 행여 핵무장을 할까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는 사실에 답답해 하는 사람, 어느 한 민족이나 한 나라가 아니라 지구 전체가 함께 평화롭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특히 지금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어가야 할 청소년들이 읽고 가슴 시원해질 만한 책이다.

박혜경/전국학교도서관 담당교사 모임 회원, 경인고 교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