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준 기자
[현장에서]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를 금지한 ‘3불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최근엔 ‘2불’이라도 없애자는 주장으로 변주되며 번지고 있다. 기여입학제 거부 여론이 거센 상황을 고려했는지 고교등급제와 본고사만이라도 허용하자고 한발 물러선 듯 보인다.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는 10일 ‘2불’은 재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여입학제는) 얼마를 내면 입학을 시켜 준다는 식으로 얘기한 적이 없는데, 3불 폐지 주장을 공격하려고 (3불 고수론 쪽이) 세워둔 지푸라기 인형 같다”면서 말이다.
공교롭게도 3불(또는 2불) 폐지 주장은 예외 없이 서울의 몇몇 ‘신입생 성적 상위권’ 대학들에서 나오고 있다. 언론이 이 대학들만 취재해서일까? 아니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 김성훈 상지대 총장 같은 이들은 “3불 폐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대학이 학생들을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권영건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안동대 총장)은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 사이의 양극화만 불러올 뿐”이라고 우려했다.
본고사든 고교등급제든 교과 점수나 등급이 높은 학생을 ‘변별’하는 유력한 수단이다. 이런 점에서 2불 폐지든 3불 폐지든 그 주장의 본질은 같다. 하지만 대학들이 입버릇처럼 외치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절실한 창의적 인재 선발’에, 그렇게 영어·수학 점수 몇 점으로 ‘변별’하려고만 드는 방식이 적합한지 의문이다.
현재 우리 대입 전형은 3불 빼곤 거의 열려 있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와 수능뿐 아니라, 논술시험과 면접·구술·적성검사를 치를 수 있고, 자격증이나 경시대회 성적도 전형 자료로 쓸 수 있다. 학생부에는 ‘내신’이라고 일컬어지는 교과성적뿐 아니라 봉사활동, 독서경력 같은 비교과 자료도 풍부하게 담긴다. 이런 자료들로는 정녕 ‘창의적 인재’들을 뽑을 수 없다는 것일까?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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