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두 얼굴의 역사>
<전쟁과 평화 두 얼굴의 역사>
인류의 역사에서 전쟁이 없던 날은 며칠 되지 않는다고 한다. 과장하면 전쟁의 역사가 곧 인류의 역사인 셈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모두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당장 우리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에 파병돼 있고, 다산·동의부대가 아프카니스탄에 나가 있다. 57년 전에는 한반도와 민족을 두동강내는 한국전쟁을 치렀다. 너무 흔하게 보는 모습이어서일까, 사람들은 전쟁을 낯설지 않게 생각한다. 그저 평화를 위해 불가피한 수단쯤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쟁이 결코 인류를, 그리고 우리를 지켜주지는 않는다. 전쟁은 ‘악마가 이끄는 죽음의 행렬’이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위협하고 수천 년 동안 땀으로 이룩한 삶의 터전을 모조리 파괴한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괴로워한다. 많은 사람이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안은 채 살아가야 한다. 부모 형제를 잃은 많은 어린이가 홀로 목숨을 지탱해야 한다. 그러기에 전쟁은 피할 수 있으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전쟁과 평화 두 얼굴의 역사>에서 프랑스 작가 실비 보시에는 전쟁과 평화 그 뒤에 숨은 얼굴을 까발린다. 선악의 차원을 넘어서 ‘전쟁과 평화’ 다시 보기를 권유한다. 더욱 실질적이고 현실적으로 평화를 논하려면 전쟁의 복합적인 ‘진짜 얼굴’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가 보기에 전쟁의 진짜 이유는 정의나 선악 너머 다른 데 있는 경우가 많다. 종교와 사상, 자유와 민주주의, 석유, 물, 땅, 돈, 오해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따라서 전쟁은 목표를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건 언제나 전쟁의 명분을 정의라 믿는 선량한 사람들이다.
작가는 이런 문제 의식에 바탕해 평화를 향한 인간의 노력을 조명한다. 흰 코끼리 아불 아바스를 통해 평화 약속을 맺어 싸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한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이야기, 서로 다른 종족이 싸우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 그리스 사람들과 갈리아 사람들 이야기, 폭력을 쓰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 낸 마하트마 간디와 마틴 루터 킹의 이야기 등 평화를 현실로 만들어 간 역사 속 사례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아직 완전한 평화에 이르지 못한 인류의 과제들-역사 교과서 왜곡, 경제 전쟁-을 하나 하나 짚으며 어린이 독자들이 비판적이고 적극적으로 생각을 해 보도록 유도한다. 단지 역사를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역사에 말걸기를 시도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무슨 전쟁 이야기냐고 반문하기엔 전쟁과 평화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 따라서 “서로 맞붙어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존재하는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는 칸트의 말처럼, 이들이 사회의 기성세대가 됐을 때 평화를 쟁취하기 위한 힘을 지금부터 심어줘야 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장석훈 옮김. 푸른숲/1만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우리 스스로 평화를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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