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나무 조각을 쌓아 놓고 밑에서 빼내 위에 얹는 젠가 게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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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댕~동~. 45분 동안의 지루한 수업에 지친 학생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리는 바로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다. 선생님이 교실에서 나가시면 자리에서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인다. 학생들은 이 천금 같은 쉬는 시간 10분을 어떻게 보낼까? “아까 했던 애들 어서 모여!” 한 학생이 소리친다. 그러자 이전 쉬는 시간에 마피아 게임을 하던 학생들이 다시 뭉친다. 머리를 맞대고 마피아를 찾는 질문을 던진다. 게임이지만 표정들이 사뭇 진지하다. 한참 신경전을 벌이다 마피아는 결국 밝혀지고, 모두가 웃음바다가 된다. 마피아 게임을 하던 서울 강현중 강현진(15)양은 “마피아 게임 때문에 짧은 쉬는 시간이 더욱 재미있어지고, 애들과 좀 더 친해지는 계기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밖에도 오락프로그램에서 한창 유행하는 ‘후라이팬 놀이’ 같은 게임도 즐겨 한다. 이런 게임은 여학생들이 많이 한다. 그렇다면 남학생들은 뭘 하고 놀까? 주로 말뚝 박기를 하거나 게임기 등을 가져와 여럿이 모여 게임을 하기도 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말뚝 박기의 올라타는 강도가 세진다. 손을 짚지 않고도 단숨에 뛰어올라 세게 내려 앉으면 말들이 휘청거린다. “야 살살 좀 해!!” 화를 내면서도 얼굴에선 좀처럼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서울 동양중 최수영(14)군은 “쉬는 시간을 이용해 운동장에 나가서 친구들과 함께 족구나 축구를 하며 땀을 흘리고 나면 기분이 상쾌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느낌을 밝혔다. 이렇게 활달하게 쉬는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한구석에서 소설이나 만화책 등을 펴 들고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거나 미처 하지 못한 다음 시간의 숙제를 해 두는 학생들도 있다. 송유림(15)양은 “쉬는 시간을 무료하게 흘려 보내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험공부나 예·복습을 하기도 하고 가끔은 책을 읽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수업시간부터 자던 학생들 중에는 종종 쉬는 시간까지도 잠에서 깨지 않고 계속 자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꼭 학교에 먹을 것을 챙겨 와 먹는 학생들이 있다. 한 명이 과자 봉지를 뜯으면 모두가 달려와 나눠 먹는다. 그러면 교실은 온통 과자 냄새로 가득 찬다. 모두들 학교에서 함께 먹는 게 가장 맛있다고 입을 모은다. 쉬는 시간에 빼놓을 수 없는 일 중 하나는 친구들끼리 신나게 수다를 떠는 것이다. 남은경(15)양은 “친구들끼리 모여 앉아 요즘 한창 뜨는 인기 드라마나 연예인들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마치 학교 생활의 감초 같은 쉬는 시간에는 할 일이 많다. 각자의 생활과 취미, 사고방식이 다른 만큼 쉬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추운 겨울에도 쉬는 시간에는 학생들의 활기가 넘쳐 교실에는 모락모락 뜨거운 김이 피어 올랐다. 글·사진 최지혜/1318리포터, 서울 강현중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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