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수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이 지난해 11월 27일 경기 여주에 있는 토야도예공방에서 도자기를 만들어 보는 현장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계수초등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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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학생수 66명 경기 시흥 계수초등학교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함께 가꿔 나가실 분 우리 학교로 오세요.” 도시 변두리의 한 작은 학교 학부모들이 학생 유치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그것도 ‘행복한 학교’라는 솔깃한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말이다.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니다.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교장과 동문회, 지역사회의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1년 동안 차근차근 주춧돌을 놓아 왔기 때문이다. 이 ‘행복한 학교’의 꿈이 영글어 가는 곳은 경기 시흥시 계수초등학교다. 계수초등학교는 학생수가 66명밖에 되지 않는 도시 속 작은 학교다. 학교 주변도 오랫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도시보다는 농촌의 모습을 더 많이 간직하고 있다. 이 학교는 그동안 학생수가 줄어 분교가 되거나 복식수업 학급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학교와 동문회가 힘을 모아 학생들의 통학비를 지원하기도 했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그리기, 컴퓨터, 음악줄넘기, 동요, 난타 등 다섯 과목의 특기적성 교육을 4년째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학교를 ‘유지’하려는 노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학부모들이 새로운 학교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부터였다. 작은 학교가 가진 장점에 주목한 일부 학부모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학교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속으로만 삭여 온 대안적인 교육에 대한 열망을 변화의 에너지로 이끌어 내는 데 마중물 구실을 한 이가 학교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학부모 김윤식(42·사업)씨다. 김씨는 “딸을 5년 동안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자유롭게 키운 터라,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대안초등학교에 보낼 생각도 해 봤지만 일반 공립학교에서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게 더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학교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김씨를 비롯한 15가구 안팎의 학부모들은 수시로 모여 학교와 교육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교사들과도 여러 차례 간담회를 열었다. 교장과 교사, 학부모들이 함께 공교육 혁신 모델로 꼽히는 경기 광주시 남한산초등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 남한산초등학교 서길원 교사를 초청해 간담회도 열었다. 여름 방학 때는 학부모들이 운영하는 계절학교를 열어, 일주일에 이틀씩 영어 노래반, 재미있는 수학교실, 도예, 색종이 접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방학에도 발도르프 인형 만들기, 놀잇감 만들어 놀기, 목공예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18일 창립총회를 열고 활동을 시작한 계수장기발전위원회는 이런 1년여에 걸친 노력의 산물이다. 교장과 교사, 학부모, 동문, 교육청과 시청 공무원, 교육위원, 지역 시민단체 및 전문가 등이 두루 참여하는 발전위원회는 앞으로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 △가정처럼 편안한 교실, 공원처럼 아름다운 학교를 위한 공간 확충 및 리모델링 △학교 개혁 방안 마련 등을 목표로 활동하게 된다. 곽영호 교장은 “작은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참여를 통한 학교 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6개 학급(단식학급)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신입생이 들어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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