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곡한 수업과 시험
점점 커지는 책가방
그래도 배울수 없는 것은‥
점점 커지는 책가방
그래도 배울수 없는 것은‥
내가 읽은 한권의 책 / 진짜진짜 좋은 학교
“전 14살이 된 한 소녀입니다. 제목에서도 보면 아시겠지만, 진짜 학교 가기가 싫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찌질한 아이는 아니구요. 매일매일 배운 과목 요점 정리해서 다음날 검사 받기, 수학문제 30개 만들어서 풀이, 빽빽이 2장씩…. 이젠 질려 죽겠습니다. 저것 때문에 5일 연속 밤샌 적도 있는데…. 피곤해죽겠습니다. 어흑흑 ㅠ_ㅠ. 그러다보니까 신경이 더 예민해져서 가족한들한테 소리나 지르고 가족 사이가 완전 어색어색 *,*;;;”
‘진짜 학교 가기 싫어요’란 제목으로 인터넷에 떠있는 한 여중생의 하소연이다. <진짜진짜 좋은 학교>(샤론 크리치 글, 해리 블리스 그림)는 미국 얘기이지만, 학교에 대한 인식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틸리는 학교 생활을 즐기는 평범한 학생. 그런 틸리에게 걱정이 늘어간다. 학교를 너무 자랑스러워 하는 교장선생님 때문이다. 교장 선생님은 학생과 선생님들을 너무 사랑하는 분이다. 사랑도 지나치면 안 되는 법. 교장선생님의 학교사랑은 토요일 등교에서 일요일 등교로, 그리고 공휴일에도 학교에 등교하는 것으로 번져나간다. 어느날 교장 선생님이 모두를 불렀다. “우리 학교는 진짜진짜 좋은 학교입니다. 나는 우리 학교를 정말 사랑합니다. 공부를 더 합시다. 앞으로는 여름방학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를 합시다!”
틸리의 학교가방은 여행용 가방만큼이나 커진다. 가방 여기저기에는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영어시험 오늘, 중요한 시험 내일, 엄청난 퀴즈 토요일, 굉장한 시험 일요일, 우주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다음주…. 고민 끝에 틸리는 교장 선생님을 찾아간다.
“얼마나 좋은 학교야! 다들 정말 굉장한 걸 배우고 있어!”(교장 선생님) “하지만 모두가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틸리) “뭐라고? 누구지? 누가 배우지 못한다는 거니? 말해 보렴, 내가 한 번 살펴보마.”(교장 선생님) “우리 집 강아지 빈스는 똑바로 앉는 법을 배우지 못했어요. 개울을 뛰어넘는 법도 배우지 못했고요. 제 동생은 그네 타는 법과 깡충깡충 뛰는 법을 배우지 못했어요. 저는 한 시간 내내 나무 위에 앉아 있는 법도 배우지 못했어요.”(틸리)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이 책의 절정에 해당한다. 그리고 결말은 ‘진짜진짜 좋은 학교’로의 변신이다. 해피엔딩은 처음부터 예견된 바이지만, 현실과 책 사이에는 여전히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진짜진짜 좋은 학교
두 사람 사이의 대화는 이 책의 절정에 해당한다. 그리고 결말은 ‘진짜진짜 좋은 학교’로의 변신이다. 해피엔딩은 처음부터 예견된 바이지만, 현실과 책 사이에는 여전히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