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애드플러스학원에서 지난 8일 밤 고교생들이 논술시험에 대비한 공부를 하고 있다.
통합형 문제 잘 풀려면 논리적 설득력 키워야
속독보다 정독이 도움 ‘장자’ ‘논어’ 읽어둘만
속독보다 정독이 도움 ‘장자’ ‘논어’ 읽어둘만
통합논술은 ‘유령’이 아니다.시험의 취지와 배경부터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통합형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규 교과목에 충실하되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영역을 오가며 별개의 교과목으로 나뉘어진 지식을 통합적으로 재가공해낼 줄 아는, 유연하면서도 총체적인 사고능력을 중시한다. 서말이나 되는 구슬이라도 그것이 꿰져 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통합교과형 논술의 특징과 시사점, 준비방법 등을 정리했다.
정확하고 깊이 있는 배경지식은 논술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배경지식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전을 꼼꼼하게 읽어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다. 대학입시에서 내신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학생들은 내신 관리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2008학년도 논술고사에서 통합형 출제 경향이 일반화되면서 배경지식이 중시되고 있다. 통합형 논제가 고교 정상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고교 교과 내용을 토대로 출제한다는 대원칙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통합형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교과서 외의 책, 시사 자료 등을 토대로 배경지식을 종합·정리해 논리적 설득력을 강화하는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 대입 논술고사 기출문제를 분석해 본 결과 대부분의 교과 영역이 배경지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데 그 중 인문 계열에서는 사회탐구 영역, 자연 계열에서는 과학 탐구 영역의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 이해가 중요하다.
위 논제는 2002학년도 경희대 정시 논술고사에 출제됐던 것으로 제시문에서는 ‘편재전산시스템’(Ubiquitous Computing)이 보편화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사생활 침해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법과 사회> 교과서의 5단원 ‘법 생활의 발전과 과제’ 중 탐구활동 ‘정보화와 사생활 보호’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와 있다.
이를 보면 논제에서 다루는 내용과 교과 내용이 상당 부분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논제의 핵심인 ‘정보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법과 사회> 교과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정보 사회의 전개와 대응) 및 <시민윤리>(과학·정보와 윤리)교과에서도 다루는 주제이다. 이 밖에도 교과서 내용이 논술 문제와 연관된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 논술에서 요구하는 답안은 교과서의 내용을 암기하는 수준보다는 훨씬 깊은 사고력을 요하기 때문에 좀 더 심화된 배경지식 공부가 필요하다.
※ 교과서와 관련된 기출 문제 사례
논술고사의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능력은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와 그것을 분석하는 능력이다. 교과 학습과 더불어 ‘꾸준한 독서’를 병행한다면 논술을 쓰는 데 가장 기본적인 능력인 독해 분석력은 저절로 길러진다. 그런데 잘 이해되지 않는 책을 수십 권 쌓아 놓고 무작정 읽는 것은 논술 준비를 위해서도, 지식이나 간접 경험의 습득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전의 경우 특히 속독해 읽은 양을 늘리는 것보다는 한 장 한 장 차근차근 읽어가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논술에 가장 많이 등장한 고전은 <장자>다. 장자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관점과 대비되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는 글이 많이 들어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다양한 지문이 논술고사의 제시문으로 채택됐다. 다음은 장자 외편 중 ‘천도’(天道)에 나오는 ‘윤편’(輪扁)의 일화로 서울교대 2004년 정시(윤편이 말하는 ‘찌꺼기’의 의미 분석)와, 부산대 2006년 정시(책은 옛사람들이 남긴 찌꺼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에서 각기 다른 논제의 제시문으로 채택됐다.
그 밖에 <논어> <맹자> 등도 등도 논술고사에 자주 등장하는 동양고전이다. 서양 고전 중에서는 플라톤의 <국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J.S. 밀의 <자유론> 등이 손꼽힌다.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임을 만들어서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은 때로 혼자 열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 또 학생들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도와줄 조력자(부모님이나 선생님 등)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원전을 읽기 부담스럽다면 한 주제에 대해 길지 않은 분량으로 정리해 놓은 책을 읽어도 괜찮다. 주제 풍요로운 ‘열권같은 한권’들 한 권 안에 다양한 주제들을 담고 있어 풍요로운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책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최병권·이정옥 엮음.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시행된 프랑스 바칼로레아 논제와 모범답안을 수록했다. 인간·인문학·예술·과학·정치·윤리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질문과 다양한 답안이 요약돼 있다.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김용석·이재민·표정훈 엮음. 총 6개 분야로 나눠 43개의 질문을 만들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로 구성돼 있다. 보편적 주제이되 한국의 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들로 선정됐다. (지식의 원전) 존 캐리. 르네상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식 역사 가운데 빼 놓을 수 없는 원전을 한 데 모은 책. 특히 과학적 지식의 형성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어 자연계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세계 지식인 지도) 정재왈 기획. 노엄 촘스키, 에드워드 사이드, 프랜시스 후쿠야마, 앤서니 기든스, 에드워드 윌슨과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대담을 모은 글이다. 해당 인물의 대표 저서가 소개되어 있어 관심 있는 저자의 책을 찾아 읽어보아도 좋다.
(현대 사회학) 앤서니 기든스. 사회적 상호작용, 문화, 젠더와 성, 고령화, 범죄와 일탈, 계층 불평등, 빈곤, 복지, 세계화, 노동, 정치, 대중매체, 교육, 종교, 인구와 생태 등 논술 주제가 총 망라돼 있어 논술을 준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전홍식 / 영남사이버대학교 논술지도학과 교수, 에플논구술연구소장,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우리말논술 전임강사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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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와 관련된 기출문제 사례
논술고사의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능력은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와 그것을 분석하는 능력이다. 교과 학습과 더불어 ‘꾸준한 독서’를 병행한다면 논술을 쓰는 데 가장 기본적인 능력인 독해 분석력은 저절로 길러진다. 그런데 잘 이해되지 않는 책을 수십 권 쌓아 놓고 무작정 읽는 것은 논술 준비를 위해서도, 지식이나 간접 경험의 습득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전의 경우 특히 속독해 읽은 양을 늘리는 것보다는 한 장 한 장 차근차근 읽어가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논술에 가장 많이 등장한 고전은 <장자>다. 장자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관점과 대비되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는 글이 많이 들어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다양한 지문이 논술고사의 제시문으로 채택됐다. 다음은 장자 외편 중 ‘천도’(天道)에 나오는 ‘윤편’(輪扁)의 일화로 서울교대 2004년 정시(윤편이 말하는 ‘찌꺼기’의 의미 분석)와, 부산대 2006년 정시(책은 옛사람들이 남긴 찌꺼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에서 각기 다른 논제의 제시문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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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고사 대비는 정확한 문제의 이해와 풍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서울 서초동 애드플러스학원에서 강사와 고교생들이 신문을 읽으며 논술시험에 대비한 공부를 하고 있다.
그 밖에 <논어> <맹자> 등도 등도 논술고사에 자주 등장하는 동양고전이다. 서양 고전 중에서는 플라톤의 <국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J.S. 밀의 <자유론> 등이 손꼽힌다.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임을 만들어서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은 때로 혼자 열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 또 학생들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도와줄 조력자(부모님이나 선생님 등)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원전을 읽기 부담스럽다면 한 주제에 대해 길지 않은 분량으로 정리해 놓은 책을 읽어도 괜찮다. 주제 풍요로운 ‘열권같은 한권’들 한 권 안에 다양한 주제들을 담고 있어 풍요로운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책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최병권·이정옥 엮음.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시행된 프랑스 바칼로레아 논제와 모범답안을 수록했다. 인간·인문학·예술·과학·정치·윤리 등 다양한 분야의 주요 질문과 다양한 답안이 요약돼 있다.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김용석·이재민·표정훈 엮음. 총 6개 분야로 나눠 43개의 질문을 만들고,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로 구성돼 있다. 보편적 주제이되 한국의 현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들로 선정됐다. (지식의 원전) 존 캐리. 르네상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식 역사 가운데 빼 놓을 수 없는 원전을 한 데 모은 책. 특히 과학적 지식의 형성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어 자연계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세계 지식인 지도) 정재왈 기획. 노엄 촘스키, 에드워드 사이드, 프랜시스 후쿠야마, 앤서니 기든스, 에드워드 윌슨과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대담을 모은 글이다. 해당 인물의 대표 저서가 소개되어 있어 관심 있는 저자의 책을 찾아 읽어보아도 좋다.
영남사이버내학교 논술지도학과 교수,애플논구술연구소장,한겨레교육 문화센터 우리말논술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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