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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외고 90%가 ‘우’…내신 의미 없었다”

등록 2007-06-18 20:32수정 2007-06-18 23:45

서울·경인지역 사립대학 입학처장들이 18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학생부 반영방법 등에 대한 대책회의를 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인지역 사립대학 입학처장들이 18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학생부 반영방법 등에 대한 대책회의를 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들, 지난해 내신 ‘우’ 이상이면 만점 처리
서울대 “지난해 특목고 6~7등급도 합격” 주장
자료공개는 안해…특목고 교사들도 “이해 안돼”

서울대가 ‘내신 1~2등급에 만점을 주는 방안은 내신을 무력화하는 조처’라는 지적에,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18일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을 내신 9등급제에 맞춰 분석하면, 내신 1~2등급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지원자와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의 내신 4~5등급 학생이 적지 않고, 외고 등 특목고에선 6~7등급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구체적인 자료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이런 학생 수가 “유의미한 수준”이라고만 했다.

서울 6개 외고 2007학년도 진학 실적
서울 6개 외고 2007학년도 진학 실적
하지만 이는 대다수 서울대 지원자들이 2등급(상위 11%) 이내여야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시 전문가들의 상식과 큰 괴리가 있다.

특목고 전문 교육업체인 하늘교육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서울 지역 6개 외국어고 졸업생(2100명) 가운데 지난해 서울대 합격자는 175명(8%)이었다. 대원외고는 졸업생 420명 가운데 69명(16.4%)이 서울대에 진학했다. 특목고 교사들조차도 내신 3등급(상위 23%)은 되어야 ‘합격 경쟁권’에 든다고 얘기하고 있다. 서울대가 내신 2~9등급엔 점수 차를 뒀다고는 하지만, 경쟁이 가장 치열한 내신 1·2등급 학생들 사이에선 사실상 ‘내신’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경기 ㄱ외고 정아무개 교사는 “내신 등급 간에 큰 점수 차를 두면 2등급 학생도 서울대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며 “서울대가 ‘내신 1~2등급 만점 처리’를 고집하는 것은 2등급 특목고생마저 연·고대에 다 뺏길 수 없다는 최소한의 장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목고 학생은 내신이 더 높은 일반고 학생보다 수능 성적이 더 높은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서울대나 일부 ‘상위권’ 사립대들은 이를 감안해 특목고생을 우대하는 전형을 해 왔다. 지난해, 대다수 사립대가 내신 ‘우’ 이상에 만점을 준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일부 특목고에선 전체 학생의 90%가 ‘우’ 이상을 받기도 했기 때문에 내신은 거의 의미가 없었다. 물론 실질반영률도 매우 낮았다.

그런데 올해 고3 학생들은 고1 때부터 ‘9등급 상대평가제’가 적용되며 내신 성격이 바뀌었다. 그런데도 상위권 대학들이 1~2등급, 심지어 1~4등급의 점수 차를 미미하게 하거나 없애려는 방안은, 상대적으로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생들을 ‘배려’한 것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창섭 최현준 기자 cool@hani.co.kr



■ ‘내신 강화’ 논란의 진실은…

학생부 변별력 떨어진다?
‘5과목 1등급’ 0.34% 그쳐…변별력 충분

패자부활전 가능성 사라진다?
특기자 전형 등 수시모집, 정시보다 많아

내신 실질반영률을 강화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일부 ‘상위권’ 대학들은 “학교생활기록부를 믿기 어렵다”며 반발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측면이 적지 않다.

먼저, 대학들은 ‘학교·지역 간 학력 차이’를 든다. 내신 4등급인 특수목적고 학생이 일반고 1등급 학생보다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2008 입시안’ 취지와는 영 다른 얘기다. ‘9등급 상대평가제’를 바탕으로 한 ‘내신 중심 대입안’은 현재 고3 수험생들이 특목고 진학을 결정하기 이전에 발표됐다.

공교육을 살리려는 고육책이었다. 내신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에겐 ‘동일계 특별전형’을 마련해, 특목고 설립 취지에 맞는 계열로 진학할 경우 가산점을 줄 수 있게 했다.

‘학생부 변별력이 낮다’는 점도 상위권 대학들의 단골 메뉴다. 새 학생부가 석차를 빼고 등급(1~9)과 원점수, 과목평균만을 제공해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교육부의 ‘2008 대입제도 정책방향’ 자료를 보면, 조사 대상 학생 2만3천여명 가운데 5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0.34%(78명)에 그쳤다. 4과목 이상 1등급은 1.11%(256명), 3과목 이상은 2.42%(558명)였다. 수능시험 이상의 변별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일부 언론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교육학)가 한국교육 고용패널조사를 분석하면서 ‘내신과 수능 등급 간의 불일치 수준이 75% 가량’이라고 결론지은 논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유한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는 “위 아래 한 등급씩 차이나는 비율은 65%, 두 등급 차이나는 비율은 87% 가량으로 되레 연관도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늦게 공부를 시작해도 내신에 발목이 잡혀 극복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내신 실질반영률 강화는 ‘정시모집 일반전형’에만 한정된다. 수시모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수시 전형에선 특기자 전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 선발이 가능하고, 올해부터는 전체 모집 정원 가운데 수시 비율이 53.1%로 정시보다 많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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