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인지역 사립대학 입학처장들이 18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학생부 반영방법 등에 대한 대책회의를 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들, 지난해 내신 ‘우’ 이상이면 만점 처리
서울대 “지난해 특목고 6~7등급도 합격” 주장
자료공개는 안해…특목고 교사들도 “이해 안돼” 서울대가 ‘내신 1~2등급에 만점을 주는 방안은 내신을 무력화하는 조처’라는 지적에,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18일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을 내신 9등급제에 맞춰 분석하면, 내신 1~2등급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지원자와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의 내신 4~5등급 학생이 적지 않고, 외고 등 특목고에선 6~7등급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구체적인 자료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이런 학생 수가 “유의미한 수준”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이는 대다수 서울대 지원자들이 2등급(상위 11%) 이내여야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시 전문가들의 상식과 큰 괴리가 있다.
특목고 전문 교육업체인 하늘교육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서울 지역 6개 외국어고 졸업생(2100명) 가운데 지난해 서울대 합격자는 175명(8%)이었다. 대원외고는 졸업생 420명 가운데 69명(16.4%)이 서울대에 진학했다. 특목고 교사들조차도 내신 3등급(상위 23%)은 되어야 ‘합격 경쟁권’에 든다고 얘기하고 있다. 서울대가 내신 2~9등급엔 점수 차를 뒀다고는 하지만, 경쟁이 가장 치열한 내신 1·2등급 학생들 사이에선 사실상 ‘내신’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경기 ㄱ외고 정아무개 교사는 “내신 등급 간에 큰 점수 차를 두면 2등급 학생도 서울대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며 “서울대가 ‘내신 1~2등급 만점 처리’를 고집하는 것은 2등급 특목고생마저 연·고대에 다 뺏길 수 없다는 최소한의 장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목고 학생은 내신이 더 높은 일반고 학생보다 수능 성적이 더 높은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서울대나 일부 ‘상위권’ 사립대들은 이를 감안해 특목고생을 우대하는 전형을 해 왔다. 지난해, 대다수 사립대가 내신 ‘우’ 이상에 만점을 준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일부 특목고에선 전체 학생의 90%가 ‘우’ 이상을 받기도 했기 때문에 내신은 거의 의미가 없었다. 물론 실질반영률도 매우 낮았다.
그런데 올해 고3 학생들은 고1 때부터 ‘9등급 상대평가제’가 적용되며 내신 성격이 바뀌었다. 그런데도 상위권 대학들이 1~2등급, 심지어 1~4등급의 점수 차를 미미하게 하거나 없애려는 방안은, 상대적으로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생들을 ‘배려’한 것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창섭 최현준 기자 cool@hani.co.kr
■ ‘내신 강화’ 논란의 진실은… 학생부 변별력 떨어진다?
‘5과목 1등급’ 0.34% 그쳐…변별력 충분 패자부활전 가능성 사라진다?
특기자 전형 등 수시모집, 정시보다 많아 내신 실질반영률을 강화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일부 ‘상위권’ 대학들은 “학교생활기록부를 믿기 어렵다”며 반발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측면이 적지 않다. 먼저, 대학들은 ‘학교·지역 간 학력 차이’를 든다. 내신 4등급인 특수목적고 학생이 일반고 1등급 학생보다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2008 입시안’ 취지와는 영 다른 얘기다. ‘9등급 상대평가제’를 바탕으로 한 ‘내신 중심 대입안’은 현재 고3 수험생들이 특목고 진학을 결정하기 이전에 발표됐다. 공교육을 살리려는 고육책이었다. 내신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에겐 ‘동일계 특별전형’을 마련해, 특목고 설립 취지에 맞는 계열로 진학할 경우 가산점을 줄 수 있게 했다. ‘학생부 변별력이 낮다’는 점도 상위권 대학들의 단골 메뉴다. 새 학생부가 석차를 빼고 등급(1~9)과 원점수, 과목평균만을 제공해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교육부의 ‘2008 대입제도 정책방향’ 자료를 보면, 조사 대상 학생 2만3천여명 가운데 5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0.34%(78명)에 그쳤다. 4과목 이상 1등급은 1.11%(256명), 3과목 이상은 2.42%(558명)였다. 수능시험 이상의 변별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일부 언론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교육학)가 한국교육 고용패널조사를 분석하면서 ‘내신과 수능 등급 간의 불일치 수준이 75% 가량’이라고 결론지은 논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유한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는 “위 아래 한 등급씩 차이나는 비율은 65%, 두 등급 차이나는 비율은 87% 가량으로 되레 연관도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늦게 공부를 시작해도 내신에 발목이 잡혀 극복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내신 실질반영률 강화는 ‘정시모집 일반전형’에만 한정된다. 수시모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수시 전형에선 특기자 전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 선발이 가능하고, 올해부터는 전체 모집 정원 가운데 수시 비율이 53.1%로 정시보다 많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자료공개는 안해…특목고 교사들도 “이해 안돼” 서울대가 ‘내신 1~2등급에 만점을 주는 방안은 내신을 무력화하는 조처’라는 지적에,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18일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을 내신 9등급제에 맞춰 분석하면, 내신 1~2등급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지원자와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의 내신 4~5등급 학생이 적지 않고, 외고 등 특목고에선 6~7등급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구체적인 자료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이런 학생 수가 “유의미한 수준”이라고만 했다.
서울 6개 외고 2007학년도 진학 실적
■ ‘내신 강화’ 논란의 진실은… 학생부 변별력 떨어진다?
‘5과목 1등급’ 0.34% 그쳐…변별력 충분 패자부활전 가능성 사라진다?
특기자 전형 등 수시모집, 정시보다 많아 내신 실질반영률을 강화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일부 ‘상위권’ 대학들은 “학교생활기록부를 믿기 어렵다”며 반발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측면이 적지 않다. 먼저, 대학들은 ‘학교·지역 간 학력 차이’를 든다. 내신 4등급인 특수목적고 학생이 일반고 1등급 학생보다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2008 입시안’ 취지와는 영 다른 얘기다. ‘9등급 상대평가제’를 바탕으로 한 ‘내신 중심 대입안’은 현재 고3 수험생들이 특목고 진학을 결정하기 이전에 발표됐다. 공교육을 살리려는 고육책이었다. 내신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에겐 ‘동일계 특별전형’을 마련해, 특목고 설립 취지에 맞는 계열로 진학할 경우 가산점을 줄 수 있게 했다. ‘학생부 변별력이 낮다’는 점도 상위권 대학들의 단골 메뉴다. 새 학생부가 석차를 빼고 등급(1~9)과 원점수, 과목평균만을 제공해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교육부의 ‘2008 대입제도 정책방향’ 자료를 보면, 조사 대상 학생 2만3천여명 가운데 5과목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0.34%(78명)에 그쳤다. 4과목 이상 1등급은 1.11%(256명), 3과목 이상은 2.42%(558명)였다. 수능시험 이상의 변별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일부 언론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교육학)가 한국교육 고용패널조사를 분석하면서 ‘내신과 수능 등급 간의 불일치 수준이 75% 가량’이라고 결론지은 논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유한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는 “위 아래 한 등급씩 차이나는 비율은 65%, 두 등급 차이나는 비율은 87% 가량으로 되레 연관도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늦게 공부를 시작해도 내신에 발목이 잡혀 극복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내신 실질반영률 강화는 ‘정시모집 일반전형’에만 한정된다. 수시모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수시 전형에선 특기자 전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 선발이 가능하고, 올해부터는 전체 모집 정원 가운데 수시 비율이 53.1%로 정시보다 많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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