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로 키우는 논술내공 / [난이도 = 고등]
“선택과 집중- 설득력을 높이는 글쓰기 병법”
효율성은 단순함에서 나온다. 나폴레옹의 전술은 알고 보면 간단하다. 첫째, 전투 부대는 최대한 크게 만들 것. 적은 병사로는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싸움이 이어질수록, 가랑비 젖듯 손실만 늘어날 터다.
그러니 ‘규모의 경제’를 살려서 흩어져 있는 군사들을 모아 큰 부대를 만들라. 둘째, 신속한 이동. 적의 짐작보다 나폴레옹은 항상 먼저 움직였다. 전쟁터에서 머뭇거린 1분은 전체 승부를 뒤엎기도 한다. 셋째, 땅과 날씨에 맞추어 작전을 짤 것. 나폴레옹은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직접 전쟁터에 갔다. 땅 생김새를 살펴 방어와 공격에 알맞은 곳이 어디인지를 챙기기 위해서다.
나폴레옹의 병법(兵法)은 설득하는 글쓰기에도 그대로 통한다. 횡설수설하는 글은 독자에게 짜증만 안긴다. 말하려고 하는 바를 압축하라. 그리고 ‘짧고 굵게’ 내 뜻을 펼쳐야 한다. 둘째, 설득에도 속도감은 중요하다. 빠르고 긴장이 살아있는 글만이 상대의 주의력을 붙잡아 둘 수 있다. 셋째, 때와 장소를 가려 말해야 한다. 연설의 달인 히틀러는 아침과 저녁에 하는 말이 달랐단다. 시간대에 따라 사람들의 느낌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았던 까닭이다. 미술 교육의 중요성을 놓고 아무리 훌륭한 연설이라 했다 해도, 저녁 11시에 야근에 찌든 회사원들 앞에서는 소용이 없다. 이런 원칙 아래서 설득하는 글을 써보자.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다. 먼저, 자신이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부터 분명하게 하자. 설득력 높은 글은 요약하기도 쉽다. 아무리 길고 복잡해도 말하려는 바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탓이다. “그러니까 북한에 석유를 보내주어야 한다는 말이군.”, “내신 반영비율을 낮추면 공교육이 위험하다는 주장이야.” 이런 식으로 말이다. 바늘에 실을 꿰려면 끄트머리를 잡아야 한다. 글에서 결론은 끄트머리 구실을 한다. 자신의 결론을 한 문장으로 분명히 정돈하고 글을 써보자. 글의 구성이 한결 분명해 질 터다. 한비자는 과녁이 없다면 화살촉이 날카로워도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화려한 드리블도 골을 못 넣으면 헛수고다. 꾸밈말과 멋진 논변을 짜기에 앞서, 내가 무엇을 왜 말하려고 하는지부터 정리하자. 그 다음은 자신의 주장을 부분으로 쪼개는 일이다. 거창하고 커다란 이야기일수록 논의는 다루기 쉬운 덩어리로 나누어야 한다. “자유를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예로 들어보자. 너무 큰 주제를 접하면 숨부터 막혀 온다. 논의가 구체성을 띠고 현실감 있게 다가오도록 부분으로 나누어 보라. 경제 분야에서 자유란 무엇을 말하는가? 정치 분야에서 자유는? 학교에서 자유란 무엇을 말하는가? 등등. 이런 식으로 분야를 정해 논의를 갈라놓으면 글쓰기 부담은 한결 가벼워진다. 그 다음 단계는 필요 없는 논의를 솎아 내는 일이다. 스티븐 킹은 ‘수정본 = 원본-10%’라는 공식을 내세운다. 한마디로, 꼭 있어야 할 말이 아니면 다 지워버리라는 뜻이다. 추가 설명은 질문을 받고 해도 충분하다. 새로 산 컴퓨터를 처음 켤 때 사람들이 알고 싶은 바는 시작 스위치가 어디 있는가이다. 그 이상의 설명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세세한 사항을 예상 질문까지 짜서 ‘친절하게’ 설명해 봤자 소용없다. 짧고 굵게, 상대방 귀에 들릴 법하게 말할 것. 이 정도 규칙만 지켜도 그대가 쓰는 글은 충분히 울림을 갖고 상대에게 다가갈 터다.보리스 라벨의 <볼레로>는 곡 길이가 15분에 이른다. 하지만 15분 동안 똑같은 멜로디와 리듬이 반복될 뿐이다. 그러면서도 연주 악기가 하나하나 늘어나면서 점점 크고 웅장해 진다. 라벨은 연주 도중에 박자가 빨라지면 지휘자에게 불같이 화를 냈단다. 그럼에도 청중들은 뒤로 갈수록 멜로디가 점점 격하고 빨라지며 강렬해진다고 느낀다. 설득력 높은 글도 그렇다. 좋은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블록을 쌓듯 근거들을 하나하나 늘려간다. 흥분하지 않아도 글은 절실한 호소를 담고 독자에게 강한 인상으로 박히기 마련이다.
연암 박지원은 이렇게 말한다. “글자는 병사이고 뜻은 장수이다. 제목은 적국이고, ‘전장고사’(典掌故事:인용할 만한 글과 고사성어)는 싸움터의 진지이다 … 그러므로 병법의 달인에게는 버릴 만한 병졸이 없고, 글 잘 쓰는 사람에게는 버릴 만한 글자가 없다.”
글이 ‘적장’을 제대로 향해 있는가?
혹시 주제와 겉돌고 있는 내용은 없는가? 지면을 낭비하며 쓸데없이 길어지지는 않았는가? 군사 작전을 짜듯 글을 점검해 보자. 효율적인 작전에 군더더기가 없듯, 호소력이 큰 글은 간명하고 거침없다.
중동고 철학교사 timas@joongdong.org
나폴레옹의 병법(兵法)은 설득하는 글쓰기에도 그대로 통한다. 횡설수설하는 글은 독자에게 짜증만 안긴다. 말하려고 하는 바를 압축하라. 그리고 ‘짧고 굵게’ 내 뜻을 펼쳐야 한다. 둘째, 설득에도 속도감은 중요하다. 빠르고 긴장이 살아있는 글만이 상대의 주의력을 붙잡아 둘 수 있다. 셋째, 때와 장소를 가려 말해야 한다. 연설의 달인 히틀러는 아침과 저녁에 하는 말이 달랐단다. 시간대에 따라 사람들의 느낌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았던 까닭이다. 미술 교육의 중요성을 놓고 아무리 훌륭한 연설이라 했다 해도, 저녁 11시에 야근에 찌든 회사원들 앞에서는 소용이 없다. 이런 원칙 아래서 설득하는 글을 써보자.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다. 먼저, 자신이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부터 분명하게 하자. 설득력 높은 글은 요약하기도 쉽다. 아무리 길고 복잡해도 말하려는 바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탓이다. “그러니까 북한에 석유를 보내주어야 한다는 말이군.”, “내신 반영비율을 낮추면 공교육이 위험하다는 주장이야.” 이런 식으로 말이다. 바늘에 실을 꿰려면 끄트머리를 잡아야 한다. 글에서 결론은 끄트머리 구실을 한다. 자신의 결론을 한 문장으로 분명히 정돈하고 글을 써보자. 글의 구성이 한결 분명해 질 터다. 한비자는 과녁이 없다면 화살촉이 날카로워도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화려한 드리블도 골을 못 넣으면 헛수고다. 꾸밈말과 멋진 논변을 짜기에 앞서, 내가 무엇을 왜 말하려고 하는지부터 정리하자. 그 다음은 자신의 주장을 부분으로 쪼개는 일이다. 거창하고 커다란 이야기일수록 논의는 다루기 쉬운 덩어리로 나누어야 한다. “자유를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예로 들어보자. 너무 큰 주제를 접하면 숨부터 막혀 온다. 논의가 구체성을 띠고 현실감 있게 다가오도록 부분으로 나누어 보라. 경제 분야에서 자유란 무엇을 말하는가? 정치 분야에서 자유는? 학교에서 자유란 무엇을 말하는가? 등등. 이런 식으로 분야를 정해 논의를 갈라놓으면 글쓰기 부담은 한결 가벼워진다. 그 다음 단계는 필요 없는 논의를 솎아 내는 일이다. 스티븐 킹은 ‘수정본 = 원본-10%’라는 공식을 내세운다. 한마디로, 꼭 있어야 할 말이 아니면 다 지워버리라는 뜻이다. 추가 설명은 질문을 받고 해도 충분하다. 새로 산 컴퓨터를 처음 켤 때 사람들이 알고 싶은 바는 시작 스위치가 어디 있는가이다. 그 이상의 설명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세세한 사항을 예상 질문까지 짜서 ‘친절하게’ 설명해 봤자 소용없다. 짧고 굵게, 상대방 귀에 들릴 법하게 말할 것. 이 정도 규칙만 지켜도 그대가 쓰는 글은 충분히 울림을 갖고 상대에게 다가갈 터다.보리스 라벨의 <볼레로>는 곡 길이가 15분에 이른다. 하지만 15분 동안 똑같은 멜로디와 리듬이 반복될 뿐이다. 그러면서도 연주 악기가 하나하나 늘어나면서 점점 크고 웅장해 진다. 라벨은 연주 도중에 박자가 빨라지면 지휘자에게 불같이 화를 냈단다. 그럼에도 청중들은 뒤로 갈수록 멜로디가 점점 격하고 빨라지며 강렬해진다고 느낀다. 설득력 높은 글도 그렇다. 좋은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블록을 쌓듯 근거들을 하나하나 늘려간다. 흥분하지 않아도 글은 절실한 호소를 담고 독자에게 강한 인상으로 박히기 마련이다.
안광복/중동고 철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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