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제1회 인권학교 ‘와삭와삭 인권서리’가 홍대 공간민들레에서 진행됐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교육청소년] 1회 인권학교 〈와삭와삭 인권서리〉
일반 청소년들이 인권을 쉽게 접하고 배우는 장이 열렸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모임 나르샤, 교육공동체 나다 등 청소년인권에 관심있는 활동가로 구성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오는 29일까지 제1회 청소년 인권학교 <와삭와삭 인권서리>를 진행한다. 이 강좌는 청소년이 인권문제의 원인과 구조, 해결방안을 직접 고민하고, 더 많은 청소년이 청소년인권운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자 마련됐다.
25일 홍대에 위치한 공간민들레에서 진행된 1강에는 12명의 청소년이 참여해 몇 가지를 주제를 놓고 자유롭게 토론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은 일본 애니메이션 ‘절대 비밀의 숨바꼭질’과 ‘레볼루션 No.3'책을 통해 인권을 접근하고 우리의 실생활에 비춰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숨바꼭질(카쿠렌보)모리타 슈헤이 감독, 2004년)』이란 애니메이션은 ‘술래잡기’라는 추억의 놀이를 소재로 한 공포물이다. 캄캄한 도시의 밤거리를 배경으로 무시무시한 괴물을 닮은 귀신들과 여우가면을 쓴 8명의 아이가 술래잡기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아이들은 귀신의 정체를 폭로하려다 죽어 결국 거대한 탑의 건전지가 되어 거리에 불을 밝힌다. 건전지가 되지 않기 위해선 내가 귀신이 되어 또 다른 학생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
영화를 감상한 참가자들은 놀이로 표현된 ‘술래잡기’의 의미를 우리사회의 현실과 비춰보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우가면’, ‘탑’ 등 상징물의 숨은 뜻을 유추했다. 청소년들은 영화의 상황이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논리가 팽배하고 입시 등 경쟁을 강요하는 실제 삶과 비슷하다는데 공감했다. 나다의 양동훈 간사는 “숨바꼭질은 ‘순서를 바꾼다’다는 말에 유래했다”고 설명하면서 “가정과 학교에서 부모-자식, 교사-학생 등 주어진 순서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바꾸거나 아예 순서를 없애는 것을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물을 던지기도 했다.
『레볼루션 No.3(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책은 한국의 강남 8학군과 비슷한 일본 신주쿠 지역의 명문 고등학교 사이에 있는 한 ‘삼류’ 고교에서, 공부도 못하고 그다지 잘하는 것도 없는 ‘삼류’ 학생들 ‘더 좀비스’의 이야기를 다뤘다. 학력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거의 ‘뇌사상태’의 머리를 갖고 있는 그들은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는 ‘좀비’로 그려진다.
3모둠으로 나뉜 참가자들은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잔소리에 대응하는 방법과 학력으로 꽉 막힌 사회에서 한줄기 바람구멍이 되는 유쾌한 상상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 모둠에는 학교 안의 권력과 폭력을 상징하는 교탁과 지휘봉 등 상징물 없애기, 학생급식과 차별되는 교사급식에 설사약 타기, 방송실 장악해서 요구사항 말하기, 교무실 학생 청소에 반대하는 규탄성명 작성하기 등의 안을 내놓았다.
한지혜(고1)양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교육공동체 ‘나다’를 접하고 인문학 특강을 수강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권서리에 참가하게 됐다. 한 양은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는 말을 동감한다”며 “용의복장, 두발규제가 심하고 선택과목조차 학생의 의사대로 선택할 수 없는 학교의 모습에서 인권침해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학교 강좌와 토론을 통해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친구의 의견을 알 수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 평소 지나쳤던 주변의 인권문제를 진지하게 돌아보며, 실천적인 삶을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안학교인 간디학교에 재학 중인 윤영미(중2)양은 “인권서리를 통해 어떤 문제에 내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기회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청소년 인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꾸 거론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말이 사용되지 않을 때 정말 인권이 지켜지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영화를 감상한 참가자들은 놀이로 표현된 ‘술래잡기’의 의미를 우리사회의 현실과 비춰보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우가면’, ‘탑’ 등 상징물의 숨은 뜻을 유추했다. 청소년들은 영화의 상황이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논리가 팽배하고 입시 등 경쟁을 강요하는 실제 삶과 비슷하다는데 공감했다. 나다의 양동훈 간사는 “숨바꼭질은 ‘순서를 바꾼다’다는 말에 유래했다”고 설명하면서 “가정과 학교에서 부모-자식, 교사-학생 등 주어진 순서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바꾸거나 아예 순서를 없애는 것을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물을 던지기도 했다.
강좌의 소재로 활용된 영화 ‘카쿠렌보’와 책 ‘레볼루션 No.3’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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