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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위기의 시골학교 ‘구원투수’ 떴다

등록 2007-08-19 20:09

이영주 교사
이영주 교사
이영주 교사, 교장공모제로 9월 남해 설천중 교장 부임
“공교육 죽이는 현실 바꿀 것”
교장 자격은커녕 ‘1급 정교사’ 자격도 없는 평교사가 교장이 된다. 이영주(53·사회·사진) 진주 경남정보고 교사는 학생 수 70명 남짓한 경남 남해 설천중학교에 다음달 1일자로 교장으로 부임한다.

“시골 작은 학교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일거리도 일거리지만 보낼 학원이 없어 전학시킨다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죠. 사교육이 공교육을 밀어내는 슬픈 현실을 바꿔보고 싶습니다.” 이 교사가 올해 전국 55개 초·중·고교에서 시범 실시되는 ‘교장 공모제’에 지원한 이유다.

그는 시골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 사는 ‘터줏대감’ 교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가뜩이나 교육인프라가 부족한 시골에선 교사들이 아이들과 같은 공기를 마셔야 해요. 교사와 학생이 동네 이발소나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면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학교가 지역 사회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독서 교육도 그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다. 수업의 연장으로 변질돼 버린 아침과 방과후의 보충수업은 상·하위권 일부 학생에게만 실시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힐 계획이다. “요즘 학생들은 배우기만 하지, 익힐 시간이 없어요. 독서를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힐 뿐만 아니라, 배운 것을 익힐 시간을 주는 거죠.” 오지랖 넓은 이 교사는 아는 문인과 작가 단체 등을 통해 해마다 3천권씩 책을 기증받기로 했다. 그들에게는 필요할 때 남해의 자연환경을 창작 공간으로 내주기로 했다. 다양한 직업인을 초청해 살아 있는 ‘직업 교육’을 받게 하고, 학생들이 과목을 미리 공부할 수 있도록 ‘수업 예고제’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그는 현 교장승진제에 대해 ‘교육에 신경을 덜 써야 교장이 될 수 있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열정과 노련미를 함께 갖춘 마흔 살에 많은 교사들이 승진 쪽으로 방향을 잡죠. 승진에 신경쓰면 교육을 잘할 수 없고,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보게 됩니다.” 그는 “앞으로 교사나 일반 전문가도 공모를 통해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 공모제’가 확산돼야 한다”며 “절반 정도는 공모 교장으로 뽑아, 일반 교장과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1980년 교직에 입문한 이 교사는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창립을 주도했다가 10년 남짓 해직 생활을 거치는 등 교사로서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인지 교장 임기가 끝나는 4년 뒤에는 “다시 교단으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겠다”며 끝까지 교사의 본연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글·사진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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