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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대안학교마저 존폐위기 ‘희망 먹구름’

등록 2007-08-29 19:29

서울 도심 속의 대안학교인 꿈터학교 학생들이 29일 낮 천호동 학교에서 오전 수업을 마친 뒤 옥상에 빨래를 널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서울 도심 속의 대안학교인 꿈터학교 학생들이 29일 낮 천호동 학교에서 오전 수업을 마친 뒤 옥상에 빨래를 널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정규교육에서 밀려난 소외계층 자녀들
재정부족 외곽으로 밀려나고 점심도 지원받아 해결
“중등교육은 의무…정부, 비인가라도 방치 말아야”

“두부는 이 정도면 되겠지?” “당근은 더 가늘게 썰어야지~.”

주방에서 아이들 다섯이 한창 요리 중이다. 두부와 채소를 썰어 부침가루에 섞은 뒤, 프라이팬에 튀겨내기 시작한다. 요리를 주도한 이기현(16·가명)군은 완성된 ‘작품’이 동그랑땡이라고 우기지만, 크기를 보니 부침개다. 29일 찾은 서울 천호동 대안학교 ‘꿈터’의 점심시간 풍경이다. 먹을 것을 스스로 만드는 과정도 ‘꿈터’에서는 또 하나의 수업이다.

제도권 교육을 거부하는 대안학교가 전국적으로 100여곳에 이르는 시대가 됐지만, 저소득층이나 한부모 가정 등 소외계층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는 아직도 튼실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은 정규교육에서 밀려난데다, 대안학교마저 재정문제로 존폐 위기를 겪는 모습을 보며 이중으로 고통당하고 있다.

비인가 대안학교로 2004년 문을 연 ‘꿈터’가 그런 곳이다. 한부모 가정·저소득층 자녀와 정신지체 장애아 등 정규학교에서 이탈된 아이들 11명이 기숙생활을 한다. 상근 선생님은 2명, 자원봉사로 일주일에 한 차례 오는 교사가 10명이다. 만 13~16살 아이들이 검정고시를 위해 국어, 영어 등 기초과목을 배우고, 일주일에 한 차례씩 등산, 여행 등 체험학습을 한다. 지난해 2월 ‘꿈터’에 들어온 김치현(15·가명)군은 “이혼한 뒤 아버지가 계속 때려 가출을 했다”며 “옛날에는 조금만 화가 나도 ‘욱’하고 누굴 때렸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김군은 “특별히 꿈은 없지만, 축구가 좋다”고 했다.

이처럼 정규학교가 품어 안지 못한 아이들이 대안학교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이들의 생활은 불안하다. 배영길 교사는 “제도권에서 이탈한 아이들인 만큼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정반대”라고 말했다. 쓸 돈은 많은데, 들어오는 돈은 적기 때문이다. 배 교사는 “부모들 사정이 좋지 않아 학비는 거의 받지 않고 있다”며 “정부 지원이 적은 가운데 주로 후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꿈터’는 재정문제 탓에 두달 전 이웃한 송파구에서 지금의 허름한 건물로 이사왔다. 그나마 빚까지 얻어야 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13동에 있는 대안학교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도 마찬가지다. 14~18살 학생 13명 가운데 8명이 한부모 가정이나 저소득 계층 자녀들이다. 긴축재정을 위해 상근교사 월급은 100만원에 훨씬 못 미치고, 아이들 점심값 부담을 덜기 위해 일주일에 두 차례 ‘사랑의 밥집’에서 지원을 받는다.


이런 처지의 대안학교가 서울에만 25곳 가량 된다. 김은임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교사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그들의 삶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냥 놔두면 잘못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안교육이 이들을 감싸 안을 수 있도록 안정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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