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특목고 부작용’에 평준화정책 더 힘주나

등록 2007-09-06 20:20수정 2007-09-06 23:38

특목고 일지
특목고 일지
교육부 ‘특목고 추가신설 유보’ 배경과 파장
수월성 교육 학교안 강화뜻 특목고 지정 해지 가능성도

교육인적자원부가 6일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추가 신설에 제동을 걸며 ‘수월성 교육체제 전반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특목고 정책 기조 등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특목고 정책은 고교 평준화(거주지 인근 고교 배정) 정책과 맞닿아 있다. 특목고는 애초 ‘수월성 교육 강화’를 위해 평준화 체제를 보완한다는 명분으로 허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2001년 시·도교육감에게 특목고 지정 권한을 넘긴 뒤로, 2000년 11곳이던 외고·국제고는 2008년엔 34곳으로 늘고 자립형 사립고 6곳까지 등장하면서 평준화 체제 밖 ‘특수 고교’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 학교 재학생이 1970년대 이른바 ‘명문고’ 학생 수를 웃돈다는 추계가 나오는 등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교육부가 10월 말까지 내놓겠다는 종합대책의 방향을 현재로선 가늠하기 쉽지 않다. 김남일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관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진 방향으로 “일반고의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 등 ‘학교 내’ 수월성 교육프로그램 강화”를 거론한 점으로 미뤄, 새로 특목고를 짓기보다는 ‘별도의 학교’가 아니라 ‘학교 안’에서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입시목적고’로 변질된 일부 외고들은 ‘특목고 지정’을 해지해 일반고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업·농업·수산·해양 계열 등 일부 전문계 고교들이 직업교육 ‘특목고’로 분류돼 있는 등 매우 혼란스러운 현행 ‘고교 분류 체계’를 정돈할 경우 ‘특목고’라는 이름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특목고 설립 공약을 내건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적지 않은 등 특목고를 더 짓자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이 변수다.

내년 특목고 입학 전형계획은 이미 확정됐기 때문에 내달 시작될 내년 입학 전형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이날 특목고 증설을 ‘일단 정지’시킨 것은 그동안 거듭된 특목고 정상화 방안이 무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여러 차례 특목고의 비정상적 운영이 지적됐는데도 지도·감독 강화 같은 미온적인 처방만을 내곤 했다. 일부 시·도교육청들도 지도·감독을 등한시했다. 뒤늦게 교육부가 지난해 6월 외고 신입생 모집지역을 광역 시·도 단위로 제한하고, 특목고 신설 때 사전협의하도록 법제화했지만, 일부 외고들은 올해 1학기에도 버젓이 편법 운영을 저질렀다. 그 결과 초등학생까지 특목고 입시 사교육 열풍에 휩싸이는 등 70년대의 ‘비교육적’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가 오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일에 경남·울산·충북·제주 등 4곳 시·도교육감의 주민 직선이 동시에 치러져, 특목고 공약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외고출신 서울대 신입생 어문계열 진학 16.6%뿐

외국어고 출신 서울대 신입생들 가운데 어문계열로 진학한 학생은 10명 가운데 2명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아 6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07학년도 서울대에 합격한 외고 출신 학생 211명 가운데 어문계열로 입학한 학생은 35명으로 동일계열 진학 비율이 16.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에서의 동일계열 진학비율은 같은 기간 전체 외고 졸업생의 동일계열 진학 비율 25.8%보다 낮다.

외고 출신 서울대 신입생의 어문계열 진학비율은 2002학년도 30.8%를 보인 뒤 점차 낮아져 2006학년도에는 14.6%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 의원은 “내신 실질반영비율이 줄어들고 수능 비율이 높아지면서 외고 출신 학생들이 동일계열이 아닌 학과에 많이 지원하게 된 것”이라며 “서울대가 외고 교육 왜곡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정시전형에서 학생부 실질반영률은 인문계열은 2003년 37.31%에서 2005년 6.37%로, 자연계열은 2003년 38.16%에서 2005년 6.43%로 크게 낮아졌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연구교수는 “내신 반영률을 높이면 외고 출신 학생들이 동일계열에 많이 진학할 수는 있겠지만, 학생들의 외국어 능력이 꼭 어문계열에서만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공의 선택을 제한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서울대 합격생 가운데 특목고 출신은 2007학년도 전체 합격생 3319명 가운데 663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