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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예고생 ‘이중 레슨비’ 연 500만원 이상 부담

등록 2007-09-19 20:12수정 2007-09-19 23:01

서울예고의 한 학부모가 학교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학교 쪽은 17일 교육청이 직접 이중 레슨비를 조사하기 시작하자 전체 학부모에게 이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예고의 한 학부모가 학교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학교 쪽은 17일 교육청이 직접 이중 레슨비를 조사하기 시작하자 전체 학부모에게 이 메시지를 보냈다.
‘돈 없으면 예술고 못간다’ 말 왜 나오나 했더니…
서울 지역 한 예술고에서 학생들에게 실기 지도 비용을 이중으로 내게 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런 관행이 대부분의 예술고에서 예전부터 자리잡아 왔다고 말한다.

서울 종로구 서울예고 음악과 학생들(600여명)은 전체 수업의 40%에 이르는 ‘전공 실기’ 과목 가운데 일부를 ‘레슨 강사’와 연계한 일대일 수업 방식으로 배운다. 이 때문에 분기별로 등록금에다 ‘실기 지도비’ 24만원을 더 내지만, 실제 수업 때마다 5만∼30만원의 ‘레슨비’를 따로 내야 한다. 피아노를 전공하는 2학년 ㄱ(17)양은 “일주일에 한 차례 레슨을 받는데, 그때마다 10만원씩 낸다”며 “한 번에 30만원씩 내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주1회 레슨을 받으며 10만원씩 내는 성악 전공의 ㄴ(17)양은 “학교 실습실이 부족해 대부분의 실기는 학교 밖에서 배운다”며 “실기 지도비 24만원을 낸 만큼 레슨비를 깎아 준다고 하지만 너무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주1회 10만원짜리 레슨을 받으면 레슨비만 한 해 500만원 이상 들고, 그 밖의 개인 과외까지 받으면 비용은 훨씬 늘어난다.

2006년 전국 예술고 현황
2006년 전국 예술고 현황
등록금·실기지도비 24만원에
주1회 10만~30만원 레슨비
감사 나서자 학부모 입단속
“실기지도비 적은 탓” 지적도

이런 구조 때문에 ‘돈 없으면 예술고에 못 간다’는 인식이 상식으로 자리잡았다. 중3 자녀가 다른 예고 진학을 준비한다는 학부모 안아무개(40)씨는 “분기별 등록금만 130만원이 넘고,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레슨 비용은 한 달 100만원 가량 된다고 하더라”며 “예고 진학을 말리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름 밝히길 꺼린 서울예고 한 교사는 “모든 관심이 외고·과학고에 몰린 사이 예고 음악과 문제는 손쓸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며 “이런 도제적 방식의 고비용 구조로는 절대 재능 있는 학생을 올바른 예술 인재로 키워낼 수 없다”고 말했다.

경종록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는 “예술고는 특목고이면서 자율학교로 지정돼 국가의 지원이 없다”며 “이 때문에 등록금이 비싸고, 실기 지도비도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고 2학년생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학교에 내는 실기 지도비가 레슨 1회에 2만원꼴이어서 너무 적은 느낌”이라며 “정부 지원이 없어 생기는 문제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중 레슨비’ 문제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가 시작되자 학교 쪽은 이를 서둘러 덮으려 하고 있다. 학교는 이달 초 교육청 지시로 학생들에게 추가로 낸 레슨비를 조사했지만 그 내역을 교육청에 내지 않았다. 17일부터 교육청 감사담당관실 직원이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전화조사를 시작하자, 이번에는 모든 학부모들에게 “감사반에서 전화가 오면 지혜롭게 대답하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학교 조용우 교감은 14일 “학생들이 이중 레슨비를 다 적어내지 않아 제출하지 못했다”며 “우리도 무척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영님 교장은 “회의 중”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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