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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상업화 굴레 벗고 문화 주체로

등록 2007-10-07 17:05수정 2007-10-07 17:11

KBS스페셜- 뮤지컬 다큐 ‘캐비닛 속의 도시 이야기’
KBS스페셜- 뮤지컬 다큐 ‘캐비닛 속의 도시 이야기’
(19) 대중문화는 상업적인가 / 문화콘텐츠로 접근하기
난이도 수준- 중2~고1

방송

KBS 스페셜-캐비닛 속의 도시 이야기 (2006, KBS)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주체는 기업에서 개인으로 넘어갔다.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정했다. 인터넷에 UCC(이용자제작콘텐츠)를 올리는 개인이 정보화 시대의 주역임을 선언한 것이다. 대중문화의 주역 또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파악해 문화 상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에 한정되지 않는다. 인간은 상업화된 문화에 편입되기도 하지만, 이런 흐름을 스스로 비판할 줄도 안다. 이에 따라 대중문화는 단일한 경로로 생성·변화하지 않고 다양한 지류를 형성하게 된다.

2006년 8월5일 방영된 ‘KBS 스페셜-캐비닛 속의 도시 이야기’는 미디어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한 예술 다큐멘터리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제작됐다. 일상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대중문화 현장을 뮤지컬 형식에 실어 보여준 것이다. 먼저 국내 유일의 로큰롤 그룹인 ‘오!부라더스’가 등장한다. 이들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도시를 좋아한다. 노래 만드는 것,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들이 만든 노래를 다른 사람이 흥겹게 들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이들이 들어서는 순간 평범한 거리는 축제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환호하고 웃으며 즐긴다. ‘오!부라더스’는 거리에 음악이 울려퍼질 때 삶이 더 윤택해지고 멋있어진다고 생각한다. 일에서 풀려난 시간 큰 돈 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축제의 시간이 마련된다면, 몇 가지 사소한 걱정만 빼고는 행복한 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캐비넷 싱얼롱즈’는 화려한 조명 아래서 공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원이나 거리에서 사람들과 어울린다. 주택가 옥상에 올라가 보니 주변엔 온통 주홍빛 기와를 얹은 지붕이다. 이들은 벽돌담과 지붕을 배경으로 노래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느낀 인상을 노랫말 삼고, 여기에 음을 붙여 노래를 만든다. 캐비넷 싱얼롱즈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음악의 힘이라고 믿는다. 음악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슬픈 노래는 있어도 절망적인 노래는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음악은 오래된 보도블록이 깔린 낡은 주택과 잘 어울린다. 한 중년여성은 이들의 노래가 들꽃같다고 평한다. 흘러가는 물처럼 갇히지 않아 좋다고도 한다.


‘지평선 잠수부’는 여러 가지 소리를 모으고 그것을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퍼포먼스 그룹이다. 이들은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찾아다니고, 흔히 잡음으로 분류하는 소리에서 아름다움을 캐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작업은 ‘연주운전’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 일정한 리듬을 내는 라디오 주파수가 주위의 전자파에 반응하는 소리를 모으고, 이를 음악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들의 작업을 통해 사람들은 존재하지만 듣지 못했던 소리를 듣는다. 이들은 우울과 고독으로 대변되는 도시의 숨은 비밀을 찾으러 다닌다. 도시의 지평선은 높고 낮은 빌딩이 만들어내는 굴곡이다. 이 굴곡 안에 사람들은 잠겨 산다. 그룹 이름인 ‘지평선 잠수부’는 도시 안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아다니는 자신들의 모습에서 유래한 것이다.

대중문화와 민중문화를 구별한다면 방송에 소개된 예술가의 행적은 민중문화로 분류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구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 삶에 대한 존중이다. 상업화된 문화를 비판 없이 수용하고, 그것에 길들여지는 존재로 규정된 ‘대중’에게서 창조적 문화 생산은 기대할 수 없다. 문화는 단순한 학습이 아니며, 대중은 규격화된 개인의 집합이 아니다. ‘캐비닛 속의 도시 이야기’는 대중이 지닌 서로 다른 미의 기준과 가치관 등을 보여줌으로써 대중문화에 대한 민주적 논의의 출발점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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