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 규모 / 학생 1인당 한해 학교운영지원비 평균 납입액
‘무상교육’ 불구 연 15만원 인출
납부거부 서명운동·환불소송
“초중등교육법 개정 필요” 지적 중학교에서 걷는 옛 육성회비 성격의 ‘학교운영지원비’(운영비)를 두고 무상교육 취지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 지방 중학교에서 학부모들이 학교와 싸워 운영비 강제 징수를 중단시켰다. 또 전국의 학부모 100여명이 이미 낸 운영비를 돌려달라며 집단적으로 소송을 내는 등 운영비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 장수군 장수중학교에 다니는 딸과 아들을 둔 김승곤(48)씨는 학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던 2년 전부터 운영비에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 장수중은 교직원 인건비, 연구비, 학생복리비 등에 쓴다며 석달마다 3만9천원씩 한해 15만6000원을 학부모 통장에서 자동으로 인출해갔다. 전체 학생은 189명으로, 한해 3천만원 가량이 걷히는 셈이다. 김씨는 초·중학교는 분명 의무교육이고 헌법에도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제31조 3항)고 적혀 있는데, 왜 학교에서 돈을 내라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1년 전부터 학교 쪽에 “운영비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문제제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씨는 학부모들을 만나 함께 행동에 나서자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나서길 꺼리던 학부모들도 김씨의 지속적인 설득에 모임에 참여했고, 지난 8월 30명의 학부모들이 ‘학교운영지원비 납부 거부서’에 서명해 학교에 내기에 이르렀다. 농사를 짓는 학부모 이희진(47)씨는 “돈이 많은 사람들한테 1년에 20만원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우리에겐 큰 부담”이라며 “마을에 할머니와 할아버지 둘이서 아이를 키우는 집도 있는데, 운영비 때문에 걱정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씨는 “더 기가 막힌 것은 선생님, 공무원, 대기업·공기업 직원들은 정부나 회사에서 운영비를 전액 지원한다는 사실”이라며 “못사는 사람만 당하는 것 같아 억울해서 서명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교 쪽은 납부 거부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가을분 운영비 3만9천원을 예전처럼 빼갔다. 학부모들은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학교는 지난달 중순께 이 돈을 되돌려 줬다. 또 학교는 그동안 운영비를 통장에서 강제적으로 빼가던 방식을 중단하고, 납부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현금 납부 방식으로 돌렸다. 학부모 30명은 앞으로도 운영비를 내지 않기로 했으며, 다른 학부모들도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교조 등은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부모 112명이 이미 납부한 운영비 5352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또 전교조 전북지부가 진행한 운영비 납부 거부 서명운동에는 이 지역 학부모 4천여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결단과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부자 장수중 행정실장은 “현재 운영비를 교사 인건비 등으로 쓰고 있어, 운영비를 걷지 않을 경우 그만큼 정부 예산이 늘어나지 않는 한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실의 이원영 보좌관은 “교육부가 운영비 폐지에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미 2005년 운영비 폐지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납부거부 서명운동·환불소송
“초중등교육법 개정 필요” 지적 중학교에서 걷는 옛 육성회비 성격의 ‘학교운영지원비’(운영비)를 두고 무상교육 취지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 지방 중학교에서 학부모들이 학교와 싸워 운영비 강제 징수를 중단시켰다. 또 전국의 학부모 100여명이 이미 낸 운영비를 돌려달라며 집단적으로 소송을 내는 등 운영비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전북 장수군 장수중학교에 다니는 딸과 아들을 둔 김승곤(48)씨는 학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던 2년 전부터 운영비에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 장수중은 교직원 인건비, 연구비, 학생복리비 등에 쓴다며 석달마다 3만9천원씩 한해 15만6000원을 학부모 통장에서 자동으로 인출해갔다. 전체 학생은 189명으로, 한해 3천만원 가량이 걷히는 셈이다. 김씨는 초·중학교는 분명 의무교육이고 헌법에도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제31조 3항)고 적혀 있는데, 왜 학교에서 돈을 내라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1년 전부터 학교 쪽에 “운영비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문제제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씨는 학부모들을 만나 함께 행동에 나서자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나서길 꺼리던 학부모들도 김씨의 지속적인 설득에 모임에 참여했고, 지난 8월 30명의 학부모들이 ‘학교운영지원비 납부 거부서’에 서명해 학교에 내기에 이르렀다. 농사를 짓는 학부모 이희진(47)씨는 “돈이 많은 사람들한테 1년에 20만원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우리에겐 큰 부담”이라며 “마을에 할머니와 할아버지 둘이서 아이를 키우는 집도 있는데, 운영비 때문에 걱정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씨는 “더 기가 막힌 것은 선생님, 공무원, 대기업·공기업 직원들은 정부나 회사에서 운영비를 전액 지원한다는 사실”이라며 “못사는 사람만 당하는 것 같아 억울해서 서명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교 쪽은 납부 거부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가을분 운영비 3만9천원을 예전처럼 빼갔다. 학부모들은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학교는 지난달 중순께 이 돈을 되돌려 줬다. 또 학교는 그동안 운영비를 통장에서 강제적으로 빼가던 방식을 중단하고, 납부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현금 납부 방식으로 돌렸다. 학부모 30명은 앞으로도 운영비를 내지 않기로 했으며, 다른 학부모들도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교조 등은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부모 112명이 이미 납부한 운영비 5352만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또 전교조 전북지부가 진행한 운영비 납부 거부 서명운동에는 이 지역 학부모 4천여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결단과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부자 장수중 행정실장은 “현재 운영비를 교사 인건비 등으로 쓰고 있어, 운영비를 걷지 않을 경우 그만큼 정부 예산이 늘어나지 않는 한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실의 이원영 보좌관은 “교육부가 운영비 폐지에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미 2005년 운영비 폐지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