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교수와 교직원의 대의기구인 대학평의원회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에 참여한 박범훈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평의원회는 지난 18일 낸 성명서에서 “박 총장의 특정 대선 후보 캠프 문화예술정책위원장직 수락은 명백한 정치 행위이며 학교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는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한다”며 “박 총장은 모든 중앙대 가족에게 사과하고 즉각 총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평의원회는 또 “대학 총장은 대학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수호하는 지성의 상징적 존재이며 대학 행정의 최고 책임자로, 그의 판단과 행동은 곧바로 그 대학의 지적 수준”이라며 “박 총장의 이번 처사는 개인적 소신과 총장으로서 위상과 책임을 구별하지 못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평의원회 회의를 거쳐 16일 작성된 성명서는 18일에서야 뒤늦게 학교 구성원들에게 전자우편과 대학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 등을 통해 공식 발표됐다. 평의원회 의장인 홍연표 의대 교수는 “공식적으로 전체 전자우편을 발송하려다 학교 당국과의 마찰로 시간이 지체됐으며, 결국 교수협의회의 전자우편 계정과 학교 게시판, 교내 통신망 등을 통해 성명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지난 10일 발족한 이 후보 선대위에서 선대위원장급인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맡아 현직 대학 총장의 정치 참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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