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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이사람] “특목고식 경쟁? 깊은 사고 막고 효율성도 해쳐”

등록 2007-10-21 18:43

핀란드 교장협의회장 피터 존슨
핀란드 교장협의회장 피터 존슨
‘교육복지’ 심포지엄 참석한 핀란드 교장협의회장 피터 존슨
“엘리트 교육을 하면 일부는 좋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성적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이 함께 교육받을 때 전체적으로 더 큰 효과가 납니다. 다양성에 따른 상승 효과는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죠.”

핀란드 교장협의회 회장인 피터 존슨(50·사진) 토르킨마키 학교 교장은 19일 “핀란드에 특별한 학교는 없으며, 평준화가 교육 수준을 낮춘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완전 평준화된 고교들, 공립학교가 전체의 99%, 16살까지 무상교육, 교사가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과정…. 존슨 교장이 전하는 핀란드 교육체제의 모습이다. 핀란드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주관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에서 2003년 1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교육 모델’로 주목받아 왔다.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한국이나 핀란드나 비슷한 것 같다”는 존슨 교장은 무엇보다 교육에서 경쟁을 강조할 때 생기는 부작용을 크게 우려했다. “경쟁이 효율을 높인다는 생각은 전세계에 퍼져 있지요, 하지만 핀란드는 그 반대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는 “경쟁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깊은 사고를 키우는 데도 방해가 된다”며 ‘하향 평준화’ 우려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무상·평준화교육 70년대 정착…2003년 학업성취 세계 1위
교사 자율성 강화…“학생 성취도따라 심화수업 여럿 개설”

존슨 교장은 “물론 핀란드에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며 “하지만 학교 안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따로 학교를 세우는 방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준화 보완, 수월성 교육’을 명분삼아 특수목적고 설립 쪽을 강조하는 우리 일부 정책결정자들과는 사뭇 다른 접근법이다.


평준화 체제를 고수하면서도 높은 교육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교육을 무상으로”라는 교육 철학에서 비롯한 것 같다고 존슨 교장은 설명했다. 교사가 학생 각자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한 교실에 학생 20명이 넘지 않도록 하고, 국가는 교육과정의 큰 틀을 정하되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해 가르친다는 것이다. 이에 바탕해 고교에서 학생들의 관심·성취도에 따라 같은 과목이라도 여러 수준의 심화 과정을 개설한다고 했다. 이런 교육체제는 1957년 교사 모임이 문제를 제기한 뒤 20년 가까이 토론을 거쳐 1975년쯤 자리잡았고, 정권이 바뀌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가 일하는 토르킨마키 학교는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북서쪽으로 450㎞쯤 떨어진 코콜라에 있으며, 우리의 초·중학교 과정인 1~9학년이 다닌다. 교장들도 통상 1주일에 10시간쯤 수업을 맡는다. 그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등 20여 교육·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교육복지실현 국민운동본부’가 18일 연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러 한국에 왔다가 20일 돌아갔다.

글·사진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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