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학은 진로와 경제적 여건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유학 박람회 모습. 강창광 기자
이주의 교육테마 / 조기유학 준비 어떻게
서울 강남의 중학교 3학년 학급. 여기저기 빈자리가 눈에 띈다. “저희 반만해도 벌써 15명이 전학을 갔어요.” 얼마 전에 상담을 위해 회사로 방문한 학생의 말이다. 대한민국 교육특별시 강남구보다 더 좋은 교육환경이 있다는 말일까? 많은 학생들이 유창한 영어구사를 위해, 넓은 세계를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로 조기유학을 떠나고 있다. 조기유학은 우리나라의 입시위주 교육과 계속되는 교육비 증가에 지쳐버린 학생과 부모들의 또하나의 선택이 되고 있지만, 확실한 목표 의식과 준비과정 없이는 오히려 시간 낭비, 돈 낭비라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현명한 유학을 선택할 수 있을까?
■ 무작정 떠났다간 부작용만 준비 뒤 중3때 ‘출발’ 적당
조기 유학을 떠나기 앞서 생각해보아야 할 점은 바로 진로 선택이다. 만약 학생이 우리나라에서 의사나 변호사가 되고자 한다면 유학은 불필요하며 오히려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메디컬 스쿨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입학과 졸업이 몇 배나 힘든 것은 물론이고 이중 60여 곳은 아예 외국인의 입학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공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를 꿈꾸고 있는 학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항공우주의 경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관련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배움의 기회가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에 관한 학문이 발달하고 배움의 많은 기회가 있는 외국으로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진로에 따라 유학의 필요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와 적성과는 상관없이 무작정 유학을 떠나 시간과 돈을 허비하고 돌아오지 않기 위해서는 유학을 떠나는 동기와 뚜렷한 목표의식의 중요성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면 언제가 가장 적절한 시기일까?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유학은 사춘기를 지나고 자신의 미래를 그리며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중학생 시기가 가장 적당하다. 그러나 유학 준비는 최소 1년 전부터 해야 하는 만큼, 중학교 1, 2학년 시기는 준비 기간으로 삼고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 유학원·인터넷 과신 금물 발로 뛰며 정확한 정보 얻어야
조기 유학을 결심했다고는 하지만 도대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걸까? 많은 학생들은 영어학원을 열심히 다니면서 그것이 조기유학 준비의 최선이자 모두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조기 유학에는 이보다 외국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 학생 스스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동기 부여를 위해서는 방학 중 명문대 탐방 프로그램이나 믿을 만한 기관의 영어캠프를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 시간을 통해서 독립심도 고취시키고 또한 자신이 정말 외국에서 공부하길 원하는 지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유학 생활의 적응을 위해서 아이가 ‘경험개방성’이 낮다고 생각된다면, 바로 유학을 떠나는 것보다 미국 공립학교 교환학생 등을 통해 적응력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많은 학생들이 유학원이나 인터넷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얻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조기유학을 결심했다면 직접 그 학교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그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을 통해서 정확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학생에게 맞는 학교를 찾을 수 있고 또 잘못된 정보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영어를 배우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조기유학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생활에 대한 환상이나 막연한 기대로 무작정 떠나는 것은 정말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부모님의 강요로 유학을 간 학생들이 자기관리를 하지 하고 조기유학을 실패하는 수많은 경우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같은 조기유학이라도 본인의 의지와 목표에 따라, 또 준비기간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진표/와이즈멘토 대표
■ 미 사립고 1년에 5천만원 무작정 허리띠만 졸라맨다고… 유학 결전 전 세가지 점검을
1. 자녀가 정말 원하는가
2. 목표·이유 명확한가
3. 경제적 계획은 있나 자녀의 진로을 정하기 위해 와이즈멘토로 상담을 하러 오는 학부모들 중에서 경제력 여력이 되는 경우에는 한 번쯤 조기 유학을 고려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두말할 필요 없이 조기유학은 가정의 경제력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불과 십 몇 년 전만 해도 자식들을 서울에서 공부시키기 위해 고향에 계시는 부모들이 애지중지 키우던 소를 팔고, 집안의 생계 수단인 전답을 팔아 등록금이며 생활비로 보내주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곤 했었다. 이제는 이것이 지역적 범위가 넓어져 미국이며 영국으로 확대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금액이 서울로 보낼 때보다 몇 배나 큰 금액이어서 가정경제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기 유학의 경우 공립학교로의 전학은 불가능하고 부모가 같이 나갈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개 기숙사가 딸려 있는 사립고등학교로 보내게 된다. 이 때, 미국의 유명 사립학교의 학비가 대략 3만 달러~3만3000 달러 정도이고, 여기에 왕복 항공료, 한국에 들어와 있는 동안에 다음 학기를 위한 선행학습이나 SAT 준비를 위한 학원비용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1년에 5000만원을 예상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부모를 대신해 보호자 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게 되거나, 한국으로 들어올 때를 예상해 한국의 교과 과정을 따로 공부시키는 등의 활동이 추가되면 유학 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이것이 1~2년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조기 유학을 보내 외국에서 2~3년 정도를 생활하다가 다시 돌아와 국내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야 큰 문제는 없을 것이지만, 조기 유학 과정 자체가 미국 대학 진학으로의 중간 과정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 지금의 상황을 보면 한 학생에게 1~2억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서울 강남의 소형 평형대의 아파트 한 채 값이 오간다는 얘기다. 물론, 자녀에게 아파트 한 채를 물려주는 것보다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자산을 가질 수 있게 해주고 싶은 것이 당연한 부모의 마음이리라. 조기유학을 고려할 때, 남아 있는 가족들, 특히 부모 자신들의 노후를 위한 보장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 조기 유학을 생각할 때, 단기적인 유학 자금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들의 장기적인 소득 활동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기 유학은 옆집 아이가 간다고 해서 무조건 같이 따라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와 남아 있는 가족들의 경제적인 여력까지도 고려한 종합적인 계획이 있지 않고서는 장기간의 유학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없음을 꼭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다음의 세 가지를 반드시 명심하고 유학을 결정해야 한다. 첫째, 반드시 자녀가 원하는 유학이어야 한다. 유학에 대한 학생 본인의 기대치와 자발성 정도가 유학의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지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은 당연하다. 둘째, 목표와 이유가 분명한 유학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자녀의 학업의욕 및 성취 동기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경제적인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대부분 어느 지역 어느 학교에 다니려면 대략 얼마의 돈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만 듣고 유학 비용을 산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수치만 믿고 유학 계획을 세웠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일단 자녀가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여러 이유로 전학을 하게 될 경우 발생하는 비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방학 등을 이용해 한국을 방문하는 비용, 한국에 머무는 동안의 사교육비 등을 면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했던 금액을 훨씬 초과하게 될 것이다. 위의 세 가지 원칙을 적용해 봤을 때 하나라도 어긋나는 것이 있다면 조기유학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 보길 바란다. 단순하게 보이는 이 원칙들이 유학생활을 직접 경험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고려사항이기 때문이다.
■ 미 사립고 1년에 5천만원 무작정 허리띠만 졸라맨다고… 유학 결전 전 세가지 점검을
1. 자녀가 정말 원하는가
2. 목표·이유 명확한가
3. 경제적 계획은 있나 자녀의 진로을 정하기 위해 와이즈멘토로 상담을 하러 오는 학부모들 중에서 경제력 여력이 되는 경우에는 한 번쯤 조기 유학을 고려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두말할 필요 없이 조기유학은 가정의 경제력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불과 십 몇 년 전만 해도 자식들을 서울에서 공부시키기 위해 고향에 계시는 부모들이 애지중지 키우던 소를 팔고, 집안의 생계 수단인 전답을 팔아 등록금이며 생활비로 보내주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곤 했었다. 이제는 이것이 지역적 범위가 넓어져 미국이며 영국으로 확대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금액이 서울로 보낼 때보다 몇 배나 큰 금액이어서 가정경제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기 유학의 경우 공립학교로의 전학은 불가능하고 부모가 같이 나갈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개 기숙사가 딸려 있는 사립고등학교로 보내게 된다. 이 때, 미국의 유명 사립학교의 학비가 대략 3만 달러~3만3000 달러 정도이고, 여기에 왕복 항공료, 한국에 들어와 있는 동안에 다음 학기를 위한 선행학습이나 SAT 준비를 위한 학원비용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 1년에 5000만원을 예상하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부모를 대신해 보호자 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게 되거나, 한국으로 들어올 때를 예상해 한국의 교과 과정을 따로 공부시키는 등의 활동이 추가되면 유학 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이것이 1~2년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조기 유학을 보내 외국에서 2~3년 정도를 생활하다가 다시 돌아와 국내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야 큰 문제는 없을 것이지만, 조기 유학 과정 자체가 미국 대학 진학으로의 중간 과정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 지금의 상황을 보면 한 학생에게 1~2억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서울 강남의 소형 평형대의 아파트 한 채 값이 오간다는 얘기다. 물론, 자녀에게 아파트 한 채를 물려주는 것보다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자산을 가질 수 있게 해주고 싶은 것이 당연한 부모의 마음이리라. 조기유학을 고려할 때, 남아 있는 가족들, 특히 부모 자신들의 노후를 위한 보장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 조기 유학을 생각할 때, 단기적인 유학 자금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들의 장기적인 소득 활동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기 유학은 옆집 아이가 간다고 해서 무조건 같이 따라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와 남아 있는 가족들의 경제적인 여력까지도 고려한 종합적인 계획이 있지 않고서는 장기간의 유학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없음을 꼭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다음의 세 가지를 반드시 명심하고 유학을 결정해야 한다. 첫째, 반드시 자녀가 원하는 유학이어야 한다. 유학에 대한 학생 본인의 기대치와 자발성 정도가 유학의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지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은 당연하다. 둘째, 목표와 이유가 분명한 유학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자녀의 학업의욕 및 성취 동기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경제적인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대부분 어느 지역 어느 학교에 다니려면 대략 얼마의 돈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만 듣고 유학 비용을 산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수치만 믿고 유학 계획을 세웠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일단 자녀가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여러 이유로 전학을 하게 될 경우 발생하는 비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방학 등을 이용해 한국을 방문하는 비용, 한국에 머무는 동안의 사교육비 등을 면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했던 금액을 훨씬 초과하게 될 것이다. 위의 세 가지 원칙을 적용해 봤을 때 하나라도 어긋나는 것이 있다면 조기유학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 보길 바란다. 단순하게 보이는 이 원칙들이 유학생활을 직접 경험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고려사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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