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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외고-학원가 ‘공생관계’ 곪아터져

등록 2007-11-11 20:48수정 2007-11-11 21:54

“외고준비반 황금알 낳는 거위”
경기 김포외고의 입시 문제 유출 사건은 수도권 일부 외국어고들의 거듭된 파행·편법 운영의 결과를 보여준다. 외고가 ‘어학영재 양성’이라는 본디의 특수목적고 설립 취지를 잃고 ‘입시 목적고’로 전락하면서 발생한 입시 경쟁 과열과 사교육 열풍, 외고와 사설 학원의 결탁, 교육 당국의 미온적 대처가 응축된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원으로 시험 문제가 유출되는 전례 없는 ‘입시 부정’ 사태까지 온 데는 외고가 ‘인기 대학·학과의 진학 통로’로 변질된 탓이 크다. 외고 입학 사교육 열풍도 그 때문이다. 한 학원 강사는 “학원가에서는 외고 입시가 가열되면서 중등부의 ‘외고 준비반’이 ‘대입 준비반’을 뛰어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고 전했다.

이런 토양에서 수도권 외고들은 사설 학원들과 그릇된 ‘공생 관계’를 맺어 왔다. 외고 교감, 부장교사 등은 사설 학원 입시설명회에 단골로 참석했고, 학원과 연계해 학원생들에게 학교 홍보투어를 해주는 외고도 있었다. 학원이 학교보다 먼저 학원생들에게 외고 합격 사실을 알려주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경기 청심국제고 교감은 사설 학원에 부탁해 긴급 입시설명회를 열며 학교를 홍보했다. 한 외고 부장교사는 언론사와 사설 학원이 연 외고 대비 경시대회의 출제위원장을 맡았다.

교육인적자원부나 서울·경기교육청은 외고들이 학생 성적표를 부풀려도, 외고 입시에 고교 수준 수학 문제를 내도 유야무야 넘어가며 지도·감독 강화만을 외쳤다.

그 때문에 외고 등 특목고를 정상화하려면 ‘일반고 전환’ 등 특목고 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연구진들의 진단이 잇따랐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특목고 폐지 여부 결정을 내년으로 미뤘다. 같은날 밤 김포외고 교사는 중학생들이 치를 입시 문제를 학원에 빼돌렸다.

윤숙자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장은 “교육부는 학부모와 시민의 뜻과 동떨어진 결론을 내리며 특목고 문제를 키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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