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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기계발달이 인간 삶에 끼칠 ‘빛과 그늘’

등록 2007-11-18 19:39수정 2007-11-18 19:57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는 없다.” 척추 손상을 입은 전신마비 환자 매슈 네이글은 두뇌에 브레인게이트 전극을 이식해 마음먹은 대로 동작을 취했다.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는 없다.” 척추 손상을 입은 전신마비 환자 매슈 네이글은 두뇌에 브레인게이트 전극을 이식해 마음먹은 대로 동작을 취했다.
통합논술 교과서
우리말 논술 / (25) 미래 사회 인간의 모습은?

관련 논제 해결하기 / [난이도 수준-고2~고3]

<논제> 제시문 (가), (나)를 참고해 기계의 발달에 따른 미래 사회 인간의 삶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런 변화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논술하시오. (700~800자)

(가) 인간은 수천 년 동안 ‘인간’의 본성에 관한 질문과 씨름했다. 한편으로 인간은 다른 동물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정의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나은 속성을 가졌다고 생각하거나, 천사처럼 되어서 동물적 본성을 뛰어넘으려고 함으로써, 인간은 스스로가 특별한 종류의 피조물이라고 생각하려 했다.

또한 인간은 기계를 창조했고, 기계는 다시 몇 가지 의문을 일으켰다. 동물은 단지 기계의 일종일까? 기계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그의 창조자에게 반기를 들고, 심지어 인간을 ‘지배’하거나 자기의 형상으로 인간을 창조할 수 있을까? 인간의 동물적 본성과 기계적 본성에 관한 이러한 질문은 17세기 서구에서 함께 나타나서 동물 기계 논쟁으로 진행되었다. 동물은 단순히 기계에 불과한가? 그리고 인간도 마찬가지로, 인간 기계일 뿐인가?

이 논의의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우선 화가들과 도해자(圖解者)들의 통찰을 살펴보자. 과학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베이컨과 데카르트 덕분에 우리는 한 가지나 두 가지(또는 그 혼합)만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두 가지란, 경험론자의 귀납법과 합리론자의 연역법으로 둘 다 논리적 추론의 형태를 강조한다. 따라서 마술과 기술에 뿌리를 둔 많은 과학은 대개 잊혀져왔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을 멋지게 결합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보면 우리는 약간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 다 빈치의 시각은 매우 날카롭고 빨라서, 그의 눈은 거의 현미경이나 카메라와 같았다. 그는 말 그대로 운동을 ‘정지’시킬 수 있었다. 그는 이런 능력으로 새의 비행을 분석해서, 날개를 치면서 나는 비행기계를 고안했다.


그는 동물과 기계의 기능을 분석해서,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유사성을 보았다. 그는 인간과 동물의 뼈와 근육에도 기계에 적용되는 것과 똑같은 역학적 원리가 적용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 빈치는 인간·동물·기계를 모두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역학은 수리과학의 천국이다. 왜냐하면 역학을 통해서 수학의 열매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새는 수학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장치이므로 … 인간의 능력으로도 재현할 수 있다.” (중략)

인체의 동작에 관한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의 논문은 과학과 미술이 잘 조화된 걸작이다. 베살리우스와 플랑드르의 2류 화가인 그의 도해자는 인체와 간단한 기계를 문자 그대로 나란히 그렸다. 에드거턴의 묘사처럼, “왼쪽 아래에는 목공의 접합부를 그려서 두개골의 접합과 비교했고, 오른쪽에는 철문의 경첩을 그려서 신체의 관절과 비교했다.”

프랑스의 위대한 물리학자 앙브루아즈 파레(1510~1590)는 이러한 방법을 한층 더 발전시켰다. 기계에 관한 여러 가지 논문으로 보아, 그는 현대의 보철 기구를 예견해 “인간의 손을 동일한 원리로 동작하는 기어와 지렛대 등의 기계로 대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의 <10권의 외과학 교재>(파리, 1564)에 나오는, 손의 내부에 근육과 신경에 해당하는 기계 장치가 들어 있는 그림은 이러한 통찰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교훈은 명확하다. 르네상스 시대의 과학 도면은 인간과 기계가 같은 방식으로 동작하며, 그것들이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과 기계의 연속성은 생각도 하기 전에 벌써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브루스 매즐리시, <네 번째 불연속>, 33~37쪽에서 발췌

(나) 정말로 전신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고 물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까.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앉은뱅이가 일어서는’ 성서의 기적에 버금가는 의학적 진보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거주하는 척수마비 20대 청년 매튜 네이글은 BCI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고 있다.

그는 5년 전 칼에 찔려 척수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해 전신이 마비됐다.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러다가 2004년에 로드아일랜드 병원에서 BCI 전문기업 사이버키네틱스 뉴로테크놀로지 시스템스사가 개발한 신경 인터페이스 시스템 ‘브레인게이트’(BrainGate)를 이식받았다.

처음 이식한 기기는 1년 뒤 오작동을 일으켜 제거했다. 곧바로 매튜 네이글은 시스템을 보완한 브레인게이트를 재이식받아 재활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그의 브레인게이트는 과학저널 <네이처> 표지(7월12일치)에 등장하는 등 생체공학의 절정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이버키네틱스의 연구개발 최고책임자인 브라운대학 뇌과학자 존 도나휴가 개발을 주도한 브레인게이트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100개의 미소 전극을 포함한 4mm 정도의 알약 크기 센서로 이뤄졌다. 이 장치는 뇌에서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는 운동을 담당하는 운동피질 표면에 이식됐다. 여기에서 전극은 주위의 뉴런으로부터 전기신호를 포착해 환자의 두피에 1인치 정도 돌출한 티타늄 받침대로 전송한다. 전송된 신호는 복잡한 케이블을 타고 컴퓨터에 연결돼 원하는 동작을 이끌어낸다.

이때 브레인게이트를 이식한 매튜 네이글은 원하는 움직임을 상상만 하면 된다. 예컨대 ‘허리를 펴라, 굽혀라’ ‘두 손을 벌려라, 모아라’ ‘팔꿈치를 펴라, 굽혀라’ 등 16가지 동작을 상상만으로 취할 수 있다. BCI 전문가들은 시술에 앞서 척수마비 부상을 당하고 수년이 지나도 뇌에서 팔다리 제어 신호를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그런데 매튜 네이글을 비롯한 세 명의 브레인게이트 이식 환자들은 생각할 때마다 다른 패턴을 보이는 뉴런 신호를 내놓아 컴퓨터가 동작에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도록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96개의 채널에서 나오는 대량의 뇌세포 신호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요즘 브레인게이트는 팔다리의 기능을 잃어버린 전신마비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기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신호처리 능력이 환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센서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브레인게이트가 전신마비 환자들의 도우미 노릇을 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 기기에 대해 정재승 교수는 “600만불의 사나이 같은 ‘바이오닉맨’을 실현할 획기적인 개발”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이전까지 뇌-컴퓨터 연결 장치는 좌우 이동만 하는 데 그쳤고, 수개월의 훈련 기간이 필요했다. 이에 견줘 브레인게이트는 좌우에 상하까지 운동하며 별도의 훈련이 없어도 시술 직후 동작을 취할 수 있다.”

이렇듯 BCI 기술이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면서 사이보그형 바이오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간과 기계가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공근육’(Artificial Muscles)을 이용한 로봇 팔이 개발되기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물리학자 요세프 바코헨은 적은 양의 전기에 재빠르게 반응해 인체 근육처럼 늘었다 줄어드는 인공 근육을 개발해 구동장치가 없는 로봇에 적용했다. 신축성이 뛰어나면서도 가벼운 재질의 ‘전기활성 고분자’(EAPs·Electroactive Polymers)를 이용한 것이었다. 이 로봇팔은 진짜 근육처럼 탄성을 지녀 자연스럽게 이동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인공 근육이 진짜 근육을 흉내내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한 무도장에서 열린 전기활성 고분자 로봇팔은 17살의 여고생 파나 펠센과 세 차례 팔씨름을 벌였지만 짧게는 3초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무엇보다 전기활성 폴리머가 너무 무거워 힘을 쓰는 데 필요한 전원을 양껏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받는 텍사스대학 나노테크연구소에서 인공 근육 개발 프로젝트를 이끄는 레이 바우만이 에너지 밀도가 높은 알코올이나 수소를 동력원으로 삼아 진짜 근육보다 최대 100배나 강한 인공 근육을 만들었다.

만일 새로운 형태의 인공 근육으로 로봇팔을 만든다면 장기간 활동하면서 진짜 근육처럼 격렬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 나노튜브 전극으로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꾼 뒤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면 인공 근육이 연료전지와 근육의 기능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별도의 전원 연결장치 없이 구동하는 셈이다. 이 탄소 나노튜브형 로봇팔은 팔씨름을 연습해 다시 인간에 도전하는 게 목표다. 언젠가는 구동장치가 필요 없는 로봇으로 팔과 다리를 절단한 장애인에게 이식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김수병 기자, <한겨레21> 625호(2006년 9월 1일치)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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